폭설 속에서 마지막까지 편지를 전달하다 순직한 집배원의 30주기를 기리는 추모식이 12일 안면우체국 앞에서 열렸다.
태안우체국 집배원 오씨는 1980년 12월12일 대설주의보 속에 악천후를 무릅쓰고 마지막 편지인 농민신문을 우체국에서 10km 떨어진 안면읍 엄씨에게 배달한 후 우체국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오씨는 폭설에 미끄러져 얼굴 등에 부상을 입고 실신, 그대로 눈에 파묻혀 동사했다. 오씨의 시신은 그를 기다리던 동료들이 배달구역 일대를 수색하면서 발견됐다.
오씨의 순직은 당시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당시 체신부(현 우정사업본부)는 오씨의 순직을 기리기 위해 추모비를 건립했다. 추모비에는 ‘한 통의 편지위한 님의 정성 우리 온 가슴에 길이 남으리’라고 적혀있다.
이날 추모식에는 남궁민 우정사업본부장, 이항구 체신노조위원장, 오씨의 유가족인 부인과 3남 3녀, 정우회 회원, 안면우체국, 태안우체국 집배원 등 150명이 참석했다.
남궁민 우정사업본부장은 “오기수 집배원의 숭고한 희생은 후배 집배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면서 “추모비를 천안 소재 지식경제부공무원교육원으로 옮겨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정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체국이 국민들에게 변함없이 사랑받는 것은 자신을 헌신하는 우정인들의 땀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집배원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사고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 우편제도가 도입된 후 지금까지 순직한 우정인은 35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