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비디오게임 키워드 "노출·갸루건·허탈"

일반입력 :2010/12/10 14:15    수정: 2010/12/10 18:40

김동현

올해 전 세계 비디오 게임 시장은 어떤 화제와 사건들이 있었을까. 매년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비디오 게임 시장은 올해 굵직한 화제들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이용자들을 즐겁게 만들어줬다.

하지만 막상 지나온 시기를 돌아보면 무슨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바쁘게 지나왔다. 분명 ‘헉’ 소리 날만큼 놀라운 문제도 있었고, 거창한 화제도 존재했지만 막상 머릿속에서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게임스팟코리아에서는 올해 전 세계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화제가 됐던 부분들을 ‘상’으로 구분해 풀어봤다. 올 한해 이용자들을 울고 웃겼던 비디오 게임 시장 화제를 만나보자.

■‘올해의 아저씨상’ 25살 생일 맞이한 마리오

국내에서 옆집 아저씨의 기준을 바꾼 배우 원빈이 있다면 전 세계로 통하는 아저씨에는 올해로 25살이 된 마리오가 있다.

마리오는 1981년 동킹콩 게임으로 첫 데뷔를 했으며, 전 세계 2억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가장 성공한 비디오 게임 히어로’에 올랐다. 이 캐릭터는 25살이 될 때까지 10개 이상의 게임 기네스 기록을 만들어냈으며, 총 207개의 타이틀에 출현을 해 가장 많은 타이틀에 모습을 드러낸 인물이 됐다.

그는 가장 성공한 캐릭터이며, 가장 오랜 시간 PC게임에 모습을 드러낸 캐릭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3D 플랫포머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고, 11개의 파티 게임, 가장 많이 팔린 크로스 오버 게임 보유, 가장 많이 팔린 레이싱 게임을 가진 대단한 ‘아저씨’다.

■‘올해의 싹쓸이상’ 아이폰 & 아이패드

올해 휴대용 게임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냈던 것은 모바일 게임 시장까지 장악해 버린 아이폰, 아이패드의 돌풍 아니었을까. 2007년까지만 해도 닌텐도DS(NDS)와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를 넘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2008년 상승세를 시작으로 올해 정점을 찍어버렸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율은 17% 수준. 그리고 어플리케이션은 올해로 3십만 개를 돌파했다. 이중 게임 어플리케이션의 비율은 약 30%다. PSP, NDS 두 개의 플랫폼을 포함해도 올해 출시 게임 타이틀이 100개 수준인 것을 보면 놀라운 수치다.

일부 개발자들은 아이폰 시리즈의 하드웨어의 성능이 좋기 때문에 최적화에 노력하면 PSP용 게임 못지않은 퀼리티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아이폰, 아이패드 게임이 휴대용 게임 시장 장악에 성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의 차서남상’ 레드 데드 리뎀션의 존 마스턴

올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남자가 있다. 바로 ‘차가운 서부 남자’(차서남) 레드 데드 리뎀션의 주인공 존 마스턴이다.

존 마스턴은 살벌한 얼굴과 타임블렛 기능으로 1초 만에 6명을 죽일 수 있는 뛰어난 사격술, 그리고 서부의 모든 동물의 경계 대상 1호이지만 가족에게는 누구보다 따뜻한 남자다.

그가 등장한 레드 데드 리뎀션은 지난 8월 출시 된 이후 4백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면서 상승세를 유지 중에 있으며, 최근 언데드 나이트 메어 확장팩과 스페셜 에디션 버전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6백만장 이상을 기록 할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의 동작상’ 내 몸이 컨트롤러… X박스360 키넥트

11월에 첫 선을 보인 X박스360용 동작인식게임 키넥트는 등장과 함께 2백5십만 대를 판매하면서 연말 시장 최대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그동안 동작인식게임 시장은 닌텐도의 위(Wii)에 가려 밀리고 있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키넥트는 컨트롤러가 전혀 필요 없다는 특징과 고화질 그래픽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게임 타이틀에 대한 평가도 좋은 편이다. 퍼스트 파티 라인업과 연말로 이어지는 서드 파티 라인업은 게임의 특징을 잘 살려주면서도 수준도 높다는 평가를 받아 판매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의 변태상’ 일본의 미소녀 무리수 프로모션

올해 유난히 눈에 띄었던 부분은 일본 개발 및 유통사들의 무리한 미소녀 프로모션이었다. 물론 기존에도 관련 문제들은 계속 언급돼 왔으나 올해 비디오 및 휴대용 게임 시장으로 급격히 확장되면서 자국 및 해외 언론의 질타를 샀다.

‘일기당천 크로스 임팩트’ 게임은 ‘여고생 교복을 들춰보세요’라는 성추행 프로모션을 진행해 논란을 샀으며, ‘갸루건’은 몸에 붙는 티셔츠를 입은 여성 모델에게 물총을 쏘면서 노출을 즐기는 민망한 프로모션으로 화제 및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이런 프로모션이 비난을 산 이유는 성인 게임 시장에서 볼 수 있던 야한 프로모션들이 무분별하게 비디오 게임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게임에 대한 건전성을 해치고 자칫 성추행이나 성범죄 등의 사례로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의 눈길상’ 안경 안 써도 됩니다! 닌텐도 3DS

닌텐도의 새로운 저력을 엿볼 수 있던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3DS는 올해 출시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 어떤 게임기보다 많은 관심을 끌었다.

3DS는 자체 개발 기술을 이용해 안경 없이도 3D 입체를 경험할 수 있게 만든 휴대용 게임기로 기존 닌텐도DS 라인업 중 가장 파격적인 시도를 한 제품으로 알려졌다.

특히 Wii의 등장 때처럼 약 40여개의 서드 파티가 게임 제작을 위해 합류했으며, 퍼스트 라인업 타이틀만 10여종 이상이 준비돼 출시 이후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의 허탈상’ 재미마저 포스로 날린…스타워즈 포스 언리쉬드2

올해에도 어김없이 낮은 게임성으로 이용자들의 실망을 준 타이틀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 중에서는 “아니! 이 게임이 이런 평가를!”이라고 이용자들의 허탈함을 자아낸 게임들도 눈에 띄었기 마련이다.

그중에서 스타워즈 포스 언리쉬드2는 평점 5점이라는 당황스러운 평가 결과를 내면서 이용자들을 분노하게 만든 대표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게임은 전작의 아성은 커녕, 원작 스타워즈 팬들의 질타를 이끌어내면서 개발자들을 당황 시켰다.

이 게임의 단점을 나열하면 ▲2시간이면 보게 되는 엔딩 ▲전혀 느껴지는 않는 타격감 ▲불안정한 프레임 ▲황당한 밸런스의 보스전 ▲전작보다 하락한 포스 스킬 ▲발전 시켜도 도움이 되지 않은 콤보 ▲이해할 수 없는 스토리 등이다.

■‘올해의 출시설상’ 언제 나오는 것일까? 그란투리스모5

레이싱 시뮬레이터 그란투리스모5는 11월말 출시될 때까지 약 80여번의 출시 루머가 돌았다. 실제 커뮤니티나 소형 언론사까지 합치면 셀 수 없을 정도다.

이 게임의 출시 설은 6월부터 시작됐고 제일 유력하게 나왔던 출시 설은 10월 출시와 12월 출시였다. 처음에는 여름이 끝날 적에 큰 소식이 있을 것으로 불거졌으며, 이후 10월 출시 설, 12월 출시설, 내년 연기설, 수량 부족설 등 다양한 이슈로 확산됐다.

그러면서 그란투리스모5의 기사는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란을 채웠으며, 이용자들은 ‘그’자만 봐도 뉴스를 클릭할 정도로 주목했다. 물론 출시는 11월말에 이뤄졌지만 몇몇 국가는 출시 일주일 전에 출시 확정을 하는 모습을 보여 마지막까지 혼란을 안겨줬다.

■‘올해의 정리상’ 정기적으로 100명씩…일렉트로닉아츠

올해 구조 조정을 통해 몸값 줄이기에 나선 대표 업체에는 일렉트로닉아츠(EA)가 선정됐다. 이곳은 2~3년 전부터 구조 조정하면 EA가 떠오를 정도로 많은 인력을 정리했다.

가장 최근 사례는 10월 말 경 EA캐나다 100여명 구조 조정이다. 실제로 이 구조 조정에서는 대외적인 수치만 100여명일 뿐 소규모로 진행된 구조 조정까지 포함하면 수백 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EA의 이 같은 구조 조정은 몇 년째 큰 반응을 이끌어낸 타이틀이 부족하기 때문. ‘피파’나 ‘NFL’ 등의 인기 타이틀 외에도 시장에서 1백장 이상을 넘긴 타이틀이 전무했다. 믿었던 대형 라인업 중 살아 남은 것은 ‘배틀필드 배드컴퍼니2’와 ‘데드스페이스’ 정도다.

■‘올해의 충격상’ 철옹성 플레이스테이션3 해킹 당하다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온 부분은 바로 플레이스테이션3의 해킹 사건이다. 그동안 복제 문제에서는 거의 완벽하다고 분석이 나온 플레이스테이션3였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이번 해킹은 특정 USB를 연결하면 디버깅 모드에 접속하게 되고 이후 하드에 복사해둔 롬 파일을 읽어드리는 형태로 불법 파일을 가동했다. 이 이슈는 전 세계를 강타했고 개발자들과 소니 측은 문제 확산 방지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펼쳤다.

지금은 관련 부분의 문제를 거의 해결해 약 석 달 가까이 유지됐던 불법 복사 문제가 해소됐지만 해커들이 ‘무조건 뚫겠다’라고 발언,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는 상태다.

■‘올해의 노출상’ 알몸 노출 이용자…9999년까지 라이브 접속 금지

노출을 살린 게임들이 올해 대거 등장했지만 그중에서도 최고의 노출상은 X박스 라이브에서 알몸을 노출, 여러 이용자들에게 정신적 충격을 안겨준 노출 광이 아닐까 싶다.

이번 사건은 이 문제를 일으켰던 이용자의 아버지가 포럼에 자신의 아들의 게이머태그가 어떤 통보도 없이 9999년까지 정지됐는데, 이유를 알려 달라는 내용을 올렸고, 이에 MS 담당자가 문의한 이용자는 유노에서 X박스 라이브 카메라를 이용, 알몸을 노출했기 때문“이라고 답변하면서 알려졌다.

일부 언론에서는 노출 한 번에 9999년까지 라이브 접속 금지를 한 것에 대해서는 다소 심했다는 의견을 내리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얼마나 요란했으면 그렇게까지 했겠는가 라며 실소를 금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