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 제대로 하면 이틀 쉬는 게임 ‘더 파이트’

일반입력 :2010/11/30 11:05

김동현

사실 동작인식게임은 게임을 주로 이용하는 마니아층에게는 그다지 달갑지 않다. 온 몸을 움직이면서 하는 것도 그렇고 게임 타이틀 자체가 유치한 것이 많다 보니 손이 안 간다는 것.

소니의 동작인식게임 ‘플레이스테이션 무브’(이하 무브)가 나왔을 때에도 마니아들은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 한동안 ‘무브’는 마니아들에게는 위(Wii)처럼 먼 존재가 됐다.

이런 마니아들을 위한 ‘무브’ 전용 게임이 나왔다면 믿을 수 있을까. 바로 뒷골목 싸움을 그린 ‘더 파이트’가 그것이다. 이 게임은 이용자가 직접 뒷골목의 쟁쟁한 어깨들과 싸우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무브’의 정교함이 만들어낸 신 개념 격투

‘더 파이트’는 ‘무브’가 가진 특성을 이용해 실제로 싸움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체감형 격투 게임이다. 이용자는 ‘무브’ 컨트롤러 2개와 아이 카메라 1대를 이용해 게임 속 가상의 캐릭터와 한바탕 승부를 펼치게 된다.

재미있는 점은 단순히 대충 동작을 휘두르면 공격이 나가는 형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용자가 손을 어떻게 움직이고 휘두르는가에 따라 그 모양과 동일한 움직임이 나가고 일종의 커맨드 같은 형태의 입력을 성공 시키면 매우 강력한 한 방을 넣을 수도 있다.

또한 이용자의 얼굴을 카메라가 인식해 상체의 움직임을 게임 속에 반영하는 안면인식 기능도 인상적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적의 공격을 피하거나 막아낼 수 있다. 특히 상체 움직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매우 사실적인 격투를 체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해보면 안면인식 기능과 ‘무브’ 컨트롤러가 움직이는 것에 몸과 손동작이 완성되기 때문에 이용자의 운동신경만 좋으면 복싱 만화 ‘시작의 일보’의 주인공 일보가 선보인 ‘뎀프시롤’(Dempsey Roll : 실제 복싱 선수 잭 뎀프시가 사용한 기술)도 쓸 수 있다.

그래서 ‘더 파이트’는 타 게임에서 볼 수 없는 격투의 사실감을 잘 느끼게 해준다. 상체를 빠르게 움직이면서 상대방을 공략하는 과정은 어떤 규정화된 격투 게임과는 확실히 다른 맛을 받을 수 있으며, 승리 시에 더 큰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당신의 저질 체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다 보니 이 게임은 본의 아니게 이용자의 체력을 시험하게 만든다. 실제로 게임 속 가상 격투가와 싸워 승리하기 위해서는 몇 분 이상이 필요하고 수 십대의 공격을 성공 시켜야 한다. 이게 말이 쉽지 해보면 정말 힘들다.

그냥 공격만 하는 것도 한 두 번이면 지치기 마련인데 이 게임은 방어도 해야 하고 회피도 해야 한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실제 이종격투기 선수들을 보는 것처럼 장난 아닌 공격을 쏟아내는 적들을 상대하다 보면 ‘평소에 운동 좀 했어야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또한 연습 과정도 실제로 몸을 얼마나 잘 움직이는가에 따라 보너스 수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게임을 하는 동안 쉴 수가 없다. 그나마 적절한 로딩 시간이 숨 돌릴 수 있는 여유를 준다.

그러다 보니 이 게임은 몸짱을 꿈꾸는 젊은 이용자들이나 운동량이 부족한 직장인들에게 매우 좋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의 몰입도도 뛰어나기 때문에 한 번 시작하면 30~40분은 금방 가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게 거친 운동을 한다면 이거야 말로 가장 확실한 운동 방법이 아닐까.

■왜 이렇게 인식이 안 되는 것일까?

하지만 이 게임에는 결정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 바로 안면인식이 매우 안 된다는 것. 실제로 유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안면인식이 잘 안 돼 게임을 제대로 못 즐기고 있다는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해보는 동안에서 안면인식 문제는 여러 차례 나왔다. 어떤 때에는 매우 잘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느 상황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안 돼 버린다. 게임 내에서 안면인식 기능은 핵심 요소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문제가 많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그 외에는 볼륨이나 재미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거의 없다. 평소 운동이 없거나 ‘무브’를 구매한 이후에도 적절한 게임을 찾고 있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 게임을 통해 자신의 격투 본능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