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과 다양성으로 클라우드 지분 확대하겠다"

일반입력 :2010/11/16 18:59    수정: 2010/11/16 19:14

황치규 기자

클라우드하면 떠오르는 IT회사를 물었을때 레드햇이라고 말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HP가 레드햇보단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지분이 커보이는게 사실이다.

MS, IBM, HP 등 거물급 IT기업들은 레드햇보다 한발 앞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외쳤고 그에 따른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타이밍만 놓고모면 레드햇은 이들 업체에 확실하게 밀렸다.

레드햇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차는 크게 의미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차별화를 통해 분위기 반전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클라우드를 향한 레드햇의 공세는 이미 불이 붙었다. 가상화 기술에 이어 제이보스 미들웨어 기반 서비스로서의 플랫폼(PaaS)까지 들고 나왔다. 고객들이 입맛대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다양성도 화두로 던졌다. 신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 내년 상반기안에는 좀더 광범위한 기술을 공개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친다.

이런 가운데, 레드햇 본사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을 담당하는 고든 하프 부사장은 15일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호환성과 다양한 선택에 초점을 맞춰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을 제공해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다양성과 호환성은 레드햇판 클라우드 전략을 설명하는 키워드였다. 다음은 고든 하프 부사장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레드햇 클라우드 전략을 요약한다면?

클라우드는 사람들이 IT기술을 쓰는 방식에 변화를 몰고올 것이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이미 구축한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과 기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연계해 쓰기를 원한다.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이를 감안해 레드햇은 모듈에 기반해 클라우드에 접근하고 있다. 개방에 기반해 호환성을 제시하고 사용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기술을 혼합해 쓸 수 있도록 하는게 핵심이다.

-클라우드간 호환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도 많다.

현재 IT업계에선 여러가지 이유로 다양한 클라우드 컴퓨팅 표준을 세우려는 움직임이 있는게 사실이다. 이해 관계도 복잡하다. 클라우드는 종류에 따라 목적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런만큼, 모든 것을 아우르는 클라우드 표준이 만드는게 정답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델타 클라우드'를 아파치재단에 제공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델타 클라우드는 퍼블릭과 프라이빗 클라우드간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단일 표준 아니라 사용자들이 복수 표준을 넘나들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것이다.

-VM웨어나 오라클과 비교해 레드햇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이 다른 점은 무엇인가?

상호 운용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레드햇은 처음부터 상호 운용성이란 메시지를 강조해왔다. VM웨어나 MS 가상화 솔루션도 지원하고 있다. 최근 PaaS 전략도 공개했는데, 핵심은 사용자가 원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와 프레임워크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선택을 제공하는게 레드햇의 전략이다.

-개발자들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 궁금하다. VM웨어도 스프링소스를 인수한뒤 개발자를 외치고 있다.

스프링의 경우 자바 프레임워크다. 레드햇은 제이보스 사용자들을 위해 스프링외에 루비와 같은 다양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고 있다. J2EE 지원도 계속하고 있다. 스프링과는 경쟁이라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일 수 있다. 레드햇은 개발자들을 특정 플랫폼으로 유도하기 보다는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PaaS 전략에 대한 향후 계획을 말해달라.

지금도 고객들은 원하면 레드햇이 제공하는 PaaS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 그러나 대중화는 내년 중분부터 시작될 것이다. 내년 중반 제이보스 스튜디오로 퍼블릭이나 프라이빗을 통합할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보다 손쉽게 PaaS를 구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제이보스는 새로 출시되는 클라우드 엔진과도 통합될 예정이다. 클라우드 엔진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스케줄링을 담당하게 된다.

-상당수 국내 기업 고객들의 경우 핵심 시스템에 오픈소스SW를 쓰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갖고 있다. 클라우드라고 해서 다를게 없다는 생각도 든다.

기존 IT환경에서 오픈소스가 어떻게 도입됐는지를 감안하면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 부분에서 레드햇의 역할이 있다. 오픈소스를 상업화하는데 있어 리스크를 줄여주는 것이다. 최근에 발표한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6가 오픈소스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유닉스와 윈도를 대체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레드햇은 독자적인 오픈소스 기반 가상화 기술 'KVM'을 밀고 있다. 그러나 오픈소스 가상화 기술하면 아직도 '젠'(XEN)이 대명사로 통한다. KVM 확산 전략은 무엇인가?

젠이 많이 언급되는 것은 설치된 시스템이 많고 역사도 오래됐기 때문에다. 그러나 새롭게 시작되는 프로젝트를 보면 KVM도 많이 투입되고 있다. IBM 클라우드가 대표적이다. KVM은 리눅스 커널에 포함돼 있는데, 의미하는바가 크다. 전세계적으로 수천여명에 달하는 리눅스 개발자들이 제공하는 우수한 기능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가 IT를 죽일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확산된다고 해도 상당 기간은 내부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클라우드를 도입하는데 따른 리스크를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빌려쓰기 보다는 자체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내부에 구축하게 될 것이다. IT역할도 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2011년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관전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보나.

내년에는 기업내 IT조직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컴플라이언스, 보안, 리스크 측면에서 상세한 컴토가 이뤄질 것이다. 도입 속도는 시장과 산업별로 다르겠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먼저 시작할 것으로 본다. 변화는 가상화처럼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