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말(馬)이다. 우리나라에서 골프 온라인 게임 ‘팡야’를 개발해 유명세를 탄 서관희 엔트리브소프트 이사가 말을 소재로 한 액션라이딩 온라인 게임 ‘앨리샤’를 들고 나왔다.
서관희 이사는 온라인 게임 팡야를 국내외 게임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인물로 꼽힌다. 그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그는 ‘앨리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감추지 않으면서 기존 온라인 게임에서 느끼지 못한 색다른 재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앨리샤의 기본 콘셉트는 말을 타고 주행으로 승부를 벌인다는 내용이다. 말을 이용한 경주인 셈. 또 이 게임은 말을 육성하고 관리하는 등의 색다른 맛을 담아내 시장과 이용자의 관심이 집중됐다. 앨리샤의 첫 테스트에 참여한 이용자는 게임을 통해 말 타는 재미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며 호평한 상태다.
그렇다면 ‘앨리샤’가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게임이기에 이용자의 시선을 끌었을까. 게임 개발 총괄을 맡은 서관희 엔트리브소프트 이사와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10일 엔트리브소프트 본사에서 만난 서관희 이사는 “지금의 앨리샤가 있게 된 계기는 지난 2005년 넓은 평원에서 말이 달리는 영상을 본 뒤부터다”면서 “이후 말을 이용해 자연을 달리면서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것에서 앨리샤의 첫 개발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앨리샤의 키워드는 ‘말을 타는 상쾌한 기분’이다. 장르를 결정할 때도 액션라이딩으로 정의한 이유다. 라이딩은 승마 아니겠냐”며 “이런 저런 시도를 많이 했고 지난해 7월쯤 지금의 앨리샤의 콘셉트를 결정했다. 퀘스트 등은 앨리샤의 핵심 콘텐츠가 아니다. 말 타는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 평원을 달리고 다른 이용자와 승부를 겨루는 것. 이것이 앨리샤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앨리샤’를 통해 실제 말을 타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 서 이사. 그가 이 같은 자신감을 드러낸 것은 ‘앨리샤’에 담아낸 색다른 재미 요소 때문이다. 현실성을 강조한 말, 실제 말을 타는 듯 한 주행과 조작 느낌, 그리고 대자연을 배경으로 한 주행 승부 등으로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켰다는 게 서 이사의 설명이다.
특히 서 이사는 몽골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고 밝히면서 “몽골 여행을 통해 앨리샤에 등장하는 말과 이를 이용한 주행이 진짜와 같다는 느낌을 경험했다”고 게임완성도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 이사는 지난 추석 기간 동안 5박6일 일정으로 아내와 직장 동료 3명과 함께 몽골 여행길에 올라 화제가 됐다.
그는 “이번 몽골 여행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처음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한 TV프로를 보고 몽골 여행을 결정을 했다. 직접 몽골에 가보니 너무 멋있더라”면서 “몽골에서 직접 말을 타보니 과거 승마장에서 느꼈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넓은 초원을 신나게 달려보고 물도 지나가고 말이 모레 밭에서 뒹굴면서 노는 모습을 직접 보니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한 “여행 이후 앨리샤를 해보니 진짜 말을 타는 느낌을 얻어 대단히 만족했다. 앨리샤에 등장하는 말이 실제 말과 일부 다르다는 것을 찾았다는 점에서 이번 몽골 여행은 큰 성과였다”며 “몽골에서 말의 모습을 오랫동안 보니 줄을 묶으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꼬리만 살짝 움직이는 정도. 이에 비해 앨리샤에 등장하는 말은 산만하다고 느껴져 수정한 상태다. 말이 모레 밭에서 뒹구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용자가 ‘앨리샤’를 통해 단순히 말을 타는 재미만 경험해야할까. 답은 아니다. 말을 타며 느낄 수 있는 즐거움 외에도 육성과 관리, 말의 디테일한 움직임 등으로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는 게 서 이사의 말이다.
일반적으로 말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동물이다. ‘앨리샤’에도 이에 대한 현실성을 일부 담아냈다. 말을 관리하지 않으면 더러워지거나 부상을 입은 말을 치료하지 않으면 주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식이다. 이는 단순히 말을 타는 등의 동적인 재미를 느끼는 이용자와 육성과 관리라는 정적인 부분에서의 재미를 느끼는 이용자를 동시에 사로잡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그는 “앨리샤는 말을 소재로 한 게임이다. 때문에 말을 이용해 무엇을 할 수 있는 지를 고민해 오고 찾아왔다”면서 “말은 타는 도구가 아닌 ‘생명체로써 애정을 줄 수 있는 동물’이라는 것에서 출발했다. 교배를 통해 새로운 말을 육성하고 관리하는 등의 기능을 담은 이유다. 교배로 탄생한 말이 부모 말과 닮아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자신의 말을 다른 이용자가 관리하는 기능을 추가할지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으로 앨리샤는 주행을 통해 이용자의 캐릭터와 말이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다. 게다가 말을 꾸미는 요소도 담았다. 캐릭터는 복장으로 꾸미고 말은 안장, 천, 종 등의 장비로 꾸미는 것이 가능하다. 새로운 말이 탄생된다는 것 외에도 말을 대자연 품으로 돌려보낸다는 구성도 있다. 이는 죽음과 다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놀랄만한 것은 ‘앨리샤’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다. 새로운 게임요소와 장비로 세계관이 바뀌고 시대상황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서 이사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말을 통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앨리샤’를 통해 담아낸다는 계획을 살짝 귀띔해줬다.
서 이사는 “말을 타고 사진을 찍거나 낚시를 하는 등의 색다른 요소를 앨리샤에 담아낼 계획이다. 전투 콘텐츠도 욕심이 난다”면서 “아직 전투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결정은 하지 않았다. 향후 앨리샤의 완성도가 극대화 되면 전투 콘텐츠를 추가적인 핵심 게임요소로 활용할지 다시 고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앨리샤’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 시장에서도 기대작으로 꼽힌다. 지난해 엔트리브소프트는 일본 퍼블리셔사인 게임팟과 ‘앨리샤’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미 일본 시장 진출에 대한 예비 단계에 돌입한 것.
일본이 우리나라에 비해 말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고 알려진 만큼 일본 퍼블리셔사 게임팟이 보는 ‘앨리샤’의 기대치는 높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비해 말에 대한 인식이 좋기 때문이다. 일본은 경마하면 하나의 스포츠로 인식하지만 우리나라는 경마가 승자독식의 내기 아니면 도박이란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고 알려졌다.
서 이사는 “경마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보니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긍정적이다. 일본의 경우 경마장도 우리니라의 3배 규모고 말을 구경하러온 일본인의 반응이 뜨겁다”면서 “경마 대회는 일본인에게 축제와 같다. 스포츠란 인식이 강해서다. 일본 파트너사인 게임팟이 앨리샤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팡야 이후 첫 작품인 ‘앨리샤’. 성공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것 같지만 서관희 이사는 담담했다. 오히려 서 이사는 “부담감 보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앨리샤에 여러 게임요소를 도입했는데 이용자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 된다.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부족한 것이 있다면 다듬고 만들어 가면된다”라는 말로 게임에 대한 자신감을 전했다.
‘앨리샤’의 공개서비스 일정에 대해서는 “확실히 밝히기가 힘들다. 연말 공개서비스가 목표지만 상황에 따라 내년 초에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앨리샤의 완성도가 우선이다”면서 말을 아꼈다.
과거 서관희 이사가 온라인 골프 게임 ‘팡야’를 시장에 내놓았을 때 일부 전문가는 성공이 불확실하다고 평가절하 했다. 골프가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서 이사는 ‘팡야’를 성공시키면서 골프를 대중화 시킨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서 이사는 말을 소재로 한 액션라이딩 ‘앨리샤’로 새로운 도전에 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앨리샤’가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에서 부정적 인식이 강한 경마가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 이사의 행보에 게임 관계자 뿐 아니라 경마 관계자의 관심이 쏠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