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서버 업체 명인이노의 성장 방정식

일반입력 :2010/11/01 14:08

황치규 기자

서버 시장에서 업체간 경쟁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프로젝트 하나가 뜨면 대부분의 업체들이 우르르 달려든다. 출혈 경쟁은 당연한 수순. 거대 서버 업체들의 가격 공세도 급물살을 타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제품 형태의 화이트박스 기반으로 서버를 공급하는 업체들이 버티기는 만만치 않은게 사실이다. 브랜드에서도 밀리고 영업과 마케팅에 쓸 실탄도 부족하다. 이쯤되면 화이트박스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시선들이 쏟아질만 하겠다.

그러나 화이트박스 서버는 아직도 국내에서 20% 가량의 점유율을 가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개별 업체들이 한국HP, 델코리아, 한국IBM으로 대표되는 '빅3'와 일대일로 붙기에는 중량감이 떨어지지만 화이트박스 전체 점유율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화이트박스 서버 업체에 당했다는 브랜드 서버 업체들의 패전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명인이노도 국내 대표적인 화이트박스 서버 업체중 하나로 꼽힌다. 경력으로 치면 6년차다. 불황인 가운데서도 지난해 20~30% 가량 성장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해는 지난해 이상의 수준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원용선 명인이노 대표는 지난해와 올해는 안정기로 보고 있다면서 2011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거대 서버 업체들의 파상공세속에서도 명인이노가 버티는 것을 넘어 성장세를 이어가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원 대표는 이렇게 얘기한다.

10년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고객들과의 관계입니다. 창업 이후 지금까지 중소 기업 시장을 주로 공략해왔어요. 이제 고객층이 꽤 다양해졌습니다. 오랜 기간 형성된 고객과의 관계는 쉽지 흔들리지 않아요. 관계를 유지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명인이노의 주요 고객층은 보안, 검색엔진, 학교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최근에는 CCTV 시장에서 재미를 보고 있단다. 지금도 여러 회사를 상대로 영업이 진행중이다.

물론 명인이노에게도 최근 시장 환경은 만만치 않다. 이름만으로 반은 먹고 들어가는 브랜드 서버 업체들의 가격 공세가 적지 않은 부담인게 사실이다.

원용선 대표도 단일 제품으로 붙으면 아직도 가격 경쟁력이 있는데, 프로젝트를 놓고 싸우면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하드웨어와 SW를 패키지로 묶어 들어오는 대기업의 물량공세를 제품 하나로 막아내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였다. 비즈니스 자체의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키워드는 솔루션이었다. 하드웨어만으로는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화이트 박스 업체도 이제 솔루션 비즈니스를 펼칠때가 됐다는 것이다.

명인이노는 이미 솔루션을 향한 행보를 시작했다. 중소기업용 웹스토리지 솔루션 스마트큐브, 아카이빙 솔루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올초에는 국내 업체인 리카즈와 총판 계약을 맺고 그린 오피스 실현을 위한 서버 통합형 PC전원 관리 솔루션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명인이노는 리카즈와의 협력을 통해 저전력 서버와 모듈형 UPS 파워플러스 등 기존 제품군을 중심으로한 솔루션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가상화 환경 진입에도 적극적이다. 원용선 대표는 화이트박스로 VM웨어와 같은 가상화 환경에서 승부를 걸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