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NTT도코모는 왜 모바일 헬스케어를 외치는가

일반입력 :2010/10/19 14:03

설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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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모바일 시장을 이끌고 있는 대표 사업자인 NTT docomo는 모바일 인터넷 접속 서비스인 i-mode의 대성공과 2001년 세계 최초로 W-CDMA 방식의 3G 서비스 ‘FOMA’(Freedom Of Mobile Access)를 상용화하면서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이동통신업계의 대표적 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일본 이동통신 업계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ARPU(가입자당 평균 수익, Average Revenue Per Unit) 감소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에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경쟁적인 요금인하, 고객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LTE와 같은 차세대 서비스 인프라에 대한 투자비용 증가, 그리고 모바일 VoIP와 같은 대체 기술에 의한 매출액 잠식 등이 그 원인이다.

NTT도코모도 ARPU 하락으로 인한 실적 하락세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최근 2009년 실적 결산에서 NTT docomo는 전년 대비 3.7% 감소한 4조 2,844억 엔의 매출 밖에 올리지 못했다. 다행히 영업이익과 순익은 각각 전년 대비 0.4%와 7.1% 증가하였지만, 이는 매출을 올려서가 아니라 통신 설비비용과 휴대전화 판매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주요 실적 지표인 ARPU는 전년 대비 6.3% 감소해 5천350엔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이 같은 위기 속에서도 각 부문별 실적 중에는 눈 여겨 볼 부분이 있다. 융합 서비스 등 신규 사업 부문이 전년 대비 54.3%의 증가를 보여 2,800억 엔의 매출을 올렸던 것이다. 비록 전체 사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4%에 불과하지만, 융합 서비스 등 도코모가 최근 몇 년간 투자한 신규 사업들에서 가시적 수확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NTT도코모는 90년대 후반부터 각종 융합 서비스에 투자를 단행해왔는데, 90년대 말의 M2M, 2000년대 초반의 모바일 오피스 시장 공략을 필두로 교육, 금융 등에 차례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최근에는 특히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근래 NTT도코모의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 관련 행보를 살펴보면, 우선 지난해 6월 출시한 B2B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인 ‘Wellness Support’를 들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블루투스를 탑재한 건강기기에서 측정한 개인 건강정보를 휴대전화를 통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기업 및 단체에서 도입 시 23만 1,000엔의 가입비를 지불해야 하며 이용자 ID 수에 따라 해당 월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서비스이다.

그리고 지난 해 8월부터 동경대학병원과 공동 추진하는 ‘건강공간정보학’ 강좌를 꼽을 수 있다. 이 강좌는 모바일 정보 단말기를 활용한 의료 기술 및 유무선 통합 의료 정보 시스템 기술 개발과 맞춤형 모바일 의료 서비스 제공 환경 구축 등에 관한 공동 연구로서 향후 NTT도코모의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의 핵심 기술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밖에 의료업계 전문직들을 위한 ‘MD+’서비스와 메디칼 브레인(Medical Brain) 서비스도 모바일 헬스사업의 일환이다. 올해 3월에 런칭된 의료 종사자들을 위한 ‘MD+’는 무료 이러닝 서비스로서 의료 강연, 임상 케이스 스터디 및 약재 정보 등 전문적인 의료 콘텐츠 등을 회원제 등록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연이어 4월에 런칭한 모바일 의료 포털 메디칼 브레인은 의료업계 최신 뉴스, 의료 전문인들을 위한 모집 정보, 의료 논문 검색 등을 제공하며, 각종 의료 전문인 인터뷰 기사나 경영 칼럼, Q&A, 의료법률/소송 사례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NTT도코모가 의료인들을 위한 전문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것은 KDDI가 먼저 개척한 B2B 위주의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 판도에서, 의료 법인 내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B2B2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 시장조사 전문기관 시드 플래닝(Seed Planning)의 2009년 8월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일본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이 2007년 80억 엔에서 2012년에는 자그마치 1,600억 엔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기존 이동통신 시장 축소와 치열한 경쟁환경을 이겨내기 위한 NTT도코모의 신규 융합시장 창출 전략이 시장 전망에 맞춰 발화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설정선 IT컬럼니스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상근부회장, 고려대 정보경영공학 박사,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융합정책실장,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