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사면 손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에 주력하면서 기존 고객들을 홀대한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불과 서너달 전까지 ‘야심작’이었던 제품의 단종을 논하는 등 행보가 급하다.
LG전자는 지난 6월 초 출시한 ‘옵티머스Q’ 단종을 검토 중이다. 출시 초기에는 ‘역작’이라는 표현을 붙이며 대대적 마케팅을 벌였지만, ‘옵티머스Z’에 이어 최근 ‘옵티머스원’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주 전력에서 제외했다.
옵티머스Q의 10월 최근까지 누적 판매량은 약 10만대 정도. 100만대 이상 팔린 삼성전자 갤럭시S와 비교해 초라한 성적이 LG전자의 고민이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옵티머스Q 단종을 놓고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단종 여부와 상관없이 사후지원은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LG전자가 옵티머스Q를 올 안에 단종하면 파장이 적잖을 전망이다. 판매가 80만원이 넘는 고급 휴대폰이 반 년 만에 시장을 떠난다는 것은 분명 이례적이다.
각종 커뮤니티와 LG전자 트위터 등에는 “불쾌하다”, “옵티머스원도 곧 구형이 될 것인가” 등 옵티머스Q 이용자들의 비판 글이 오르는 중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4월 출시한 ‘갤럭시A’에 대한 마케팅을 확 줄였다. 에이스 ‘갤럭시S’ 판매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갤럭시A는 출시 후 한달 간 15만대 이상 팔리며 선전했지만 갤럭시S 바람에 밀려버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갤럭시S 출시 후 갤럭시A에 대한 TV광고, 공식 프로모션 등이 사라졌다.
현재까지의 갤럭시A 판매량도 비공개다. 갤럭시S가 누적 판매량 130만대를 돌파했다는 부분만 집중 홍보하는 삼성전자다.
그렇다고 갤럭시A 가격이 갤럭시S 대비 크게 싼 것도 아니다. SK텔레콤 4만5천원 요금제 가입시 갤럭시S는 29만5천원으로, 갤럭시A의 27만원 대비 2만원 비싼 수준이다. 적잖은 갤럭시A 이용자들이 구매를 후회하는 이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A는 본래 고급형보다 보급형을 내세웠고, 사후지원을 면밀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존 휴대폰 강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서 애플에 밀리며 자존심을 구겼다. LG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전담 부서를 지년 연말에야 만드는 등 늦은 전략이 위기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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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두 회사는 대표 스마트폰을 빠르게 바꾸면서 반격에 열을 올리는 중이고, 상대적으로 기존 제품 관리 여력은 줄었다는 것이 업계 전반적 시각이다.
한국소비자원 정윤선 책임연구원은 “휴대폰 제조사들이 주력에서 제외한 제품에 대한 사후관리를 철저히 할지 주목해야 한다”며 “설사 제품을 단종해도 해당 고객들을 챙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