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인상 "디지털전환 때문에"…최문순 의원 "모순"

일반입력 :2010/10/15 16:51

정현정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최문순 의원은 “KBS가 디지털 전환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수신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디지털 전환 예산 집행 실적이 절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이 1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9월부터 2013년까지 KBS의 디지털 전환 예산은 1천877억 원이다. 하지만 KBS가 집행한 예산은 1천108억 원으로 약 59%에 불과하다. 특히 2009년 집행율은 약 34.3%에 그쳤다.

최 의원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KBS 이사회가 확정해 준 예산에 대해 KBS 사장은 집행할 의무를 갖는데, 통제 가능한 투자 예산마저도 제대로 집행하지 않은 것은 부적절한 처사일 뿐만 아니라, 공영방송의 목적, 수신료 인상을 요구하는 취지와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작성된 KBS의 경영평가보고서에도 KBS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투자와 노력 부족에 대해 “2012년으로 예정된 HD디지털방송의 안정적인 전환과 방송시스템 및 인력 운영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연차별 적정투자가 필요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2009년 KBS의 일률적인 예산 절감 정책에 의해 당초 계획했던 송신시설 디지털 전환 제작 시설 장비 확충 등 방송 인프라 구축 사업의 상당 부분이 유보되거나 취소되고 자본예산 집행률이 50%수준에 머문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최 의원은 “디지털 전환 비용 4천500억원이 필요하다며 수신료 인상을 요구하는 KBS가 흑자까지 내면서도 지난 3년간 약 800억원 가량의 디지털 전환 예산을 투자하지 않고 불용 처리하는 모순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지 의문이다”라며 “과연 우리 국민들은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KBS의 수신료 인상 요구에 동의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