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무제한 무선데이터 '무한경쟁' 돌입

LG유플러스도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시작, 이통3사 경쟁 본격화

일반입력 :2010/09/29 10:33    수정: 2010/09/29 10:42

김태정 기자

대한민국 통신시장에 새 막이 올랐다. 이통3사 모두 정액 요금으로 ‘무선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한다는 것. 이용량에 따라 돈을 내는 ‘종량제’는 종말을 예고했다.

LG유플러스는 내달 1일부터 오즈 스마트55(월 5만5천원) 이상 요금제 대상으로 무선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통3사 모두 무선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경쟁에 들어섰다. 앞서 SK텔레콤(8월)과 KT(9월)는 무선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결국 초고속인터넷처럼 휴대폰 무선데이터 서비스도 일정 요금에 무제한 이용하는 정액제 싸움으로 들어섰다.

과거 초고속인터넷은 이용량에 따라 과금하는 종량제를 버리고, 월 정액제 시대를 열어 현재에 이르렀다. 휴대폰 무선데이터도 같은 길을 걷는 것.

정만원 SK텔레콤 대표는 최근 간담회서 “이용자들이 어디서나 요금 부담 없이 무선데이터를 쓰면서 시장에 근본적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다.

■“월 5만5천원, 비상시 제한”

이통3사 무선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 공통점을 가졌다.

우선, 월 5만5천원 이상 요즘제만을 대상으로 한다. 4만5천원 요금제 이하에 대한 무선데이터 과금은 각자 다르나, 무제한 서비스 대상 요금제는 서로 선을 맞췄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5만5천원 이상으로 요금제에 가입자가 몰리는 현상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의 경우 무제한데이터 출시 후 경우 스마트폰 신규 가입자 70% 이상이 월 5만5천원 이상을 선택했다.

제목은 무제한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100% 무제한’이 아니라는 것도 이통3사의 공통된 숙제다. 네트워크망에 과부하가 발생할 경우 데이터 무제한을 제어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 이통3사가 ‘무제한’이라는 지키지 못할 약속으로 고객을 현혹한다는 이른바 ‘무늬만 무제한’ 지적이 나온 이유다.

■품질이 승부처…인프라 확충 고민

이제 관전 포인트는 품질이다. 가격 조건이 비슷해진 이상 누가 더 빠르고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할지에 고객 시선이 쏠렸다.

이 역시 초고속인터넷이 정액제에 들어서면서 비슷한 가격조건으로 품질, 속도 경쟁을 벌인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미 무제한데이터 시작 후 예상보다 속도가 느리다는 고객 불만이 보이는 상황. 앞으로 무제한데이터 고객이 늘어나면 네트워크망이 부하, 불만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불안요소가 이통3사의 고민이다.

최근 SK텔레콤이 서울 중구, 종로구 등 데이터 트래픽 발생 상위 지역에 전용 주파수를 3배 늘리고, KT는 와이파이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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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관계자들은 “경쟁 고지가 음성에서 무선데이터로 넘어가면서 네트워크 인프라 확충이 최대 숙제가 됐다”며 “전사적인 투자로 품질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품질 경쟁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다시 가격 경쟁으로 관전 포인트가 옮겨갈 가능성도 적잖다. 월 5만5천원이라는 마지노선을 누군가 깰 것이라는 기대가 고객들 간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