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 남은 과제는?

일반입력 :2010/09/13 13:27    수정: 2010/09/13 15:24

곰TV의 TG삼보-인텔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이하 GSL)가 지난 4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 소화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곰TV와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협회)가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이하 재재권) 협상을 언제쯤 마무리 할 수 있을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e스포츠 파트너사 곰TV가 주관한 GSL가 힘찬 출발을 시작했다. 지난 4일 첫 개막전을 시작한 이번 리그는 약 2천여 명이 선수로 참가하며 상금이 총 6억 원 이르는 등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TG삼보와 인텔이 후원한 GSL의 첫 개막전에는 수백 명의 관중이 참석했다. KBS88체육관에서 진행된 이번 리그에는 인기 가수 DJ DOC, 윤도현밴드 등이 화려한 오프닝 무대공연을 선보여 참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줬다.

이날 경기 내용도 좋았다. 스타2 리그에 열광하는 이용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스타2 이용자가 게임 방식에 익숙해질 경우 스타크래프트 리그보다 GSL에 더욱 관심이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 마이크 모하임 대표 “GSL 즐겁고 흥분돼”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 4일 GSL 개막전에 직접 참석, 한국 시장에 대해 각별한 예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모하임 대표는 이날 “한국에 방문해 GSL 개막전을 직접 볼 수 있어 즐겁고 흥분된다. 스타2는 블리자드의 자랑스러운 작품이다. 블리자드는 스타2의 개발(e스포츠 서비스 등)을 위해 6년 넘게 준비해왔다. 선수들이 GSL을 통해 최고의 기량을 마음 것 뽐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그는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박스 형태의 스타2 패키지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깜짝 발표를 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동안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한국 시장에서만 스타2를 디지털 다운로드 방식으로 무료로 제공해왔다. 블리자드는 오는 18일부터 스타2 패키지를 블리자드 스토어와 일부 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고, 무료로 서비스 중이던 스타2 디지털 버전은 유료로 전환할 계획이다.

■ 기존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운명은?

반면 이번 GSL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GSL이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은 만큼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더 이상 존재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미 곰TV와 협회와의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지재권 협상은 이미 잠정 중단된 상태다. 지재권 협상이 9월 중 마무리 되지 않을 경우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파행을 맞을 수 있다는 게 업계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협회가 하반기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강행할 수 있다’ ‘곰TV 측이 지재권 협상이 마무리 되지 않으면 협회의 스타 리그 운영을 사전 차단할 수 있다’는 등의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곰TV 측은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전하면서 “지재권 협상 관련해 항상 문은 열려있다. 협회 측이 협상 의지를 보여야 진행할 수 있다. 하루 빨리 지재권 협상을 마무리 하고 스타크래프트 리그와 스타크래프트2 리그가 서로 공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협회 측의 입장은 불분명하다. 협회는 모 매체에게는 협상 결렬을 밝혔지만 뒤에서는 곰TV 측에게 재협상을 진행하자고 전하는 등 애매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 e스포츠 고위관계자는 “협회는 어떤 내용을 결정하는 데 있어 매우 느리다. 우선순위를 두고 일을 빨리 마무리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면서 “이번 지재권 협상의 경우에도 8월말에 마무리를 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협회가 계속 애매한 입장을 보일 경우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게임단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 블리자드-곰TV, 남은 과제는?

블리자드의 e스포츠 파트너사인 곰TV는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관련 지재권 협상 마무리가 가장 큰 숙제다. 하반기 스타크래프트 리그 시작 전에 협상을 마무리해야 추진 중인 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재권 협상이 마무리 되더라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사후 파트너사 관리가 중요해 보인다.

곰TV는 지난달 18일 온게임넷과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이하 GSL)의 방송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적 제휴를 통해 온게임넷은 GSL 내용을 방송하기로 했다.

하지만 온게임넷은 GSL 개막전을 앞두고 이 같은 제휴 내용을 번복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였다. 온게임넷 측은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내부 사정으로 인해 방영이 취소됐다”고 해명했지만 주위 반응은 냉랭하다.

이를 두고 한 업계전문가는 온게임넷이 스스로 무덤을 팠다고 평가하면서 “곰TV가 신뢰할 수 없는 온게임넷과 함께 같은 길을 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독설을 내뱉었다.

또한 “곰TV는 이번 온게임넷 사태 때문에 매우 당혹스러워했다고 알려졌다. 곰TV가 신뢰할만한 e스포츠 중계 파트너사를 다시 찾아야 하지만 시장 상황이 그렇지 못해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국내 첫 스타2 게임단 창단, 발등에 불 떨어진 협회

무엇보다 이번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관련 지재권 협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협회의 협상 의지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의 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협회의 분명한 협상의지가 필요해 보인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스타2 프로게임단인 Team SCV Life(이하 TSL)를 창단해 눈길을 끌었다. TSL은 전 MBC게임 수석코치 이운재, 스타2 톱 플레이어 서기수, 김원기 등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TSL은 TG삼보-인텔 스타크래프트2 오픈 시즌1을 시작으로 e스포츠 활성화와 바람직한 프로게임단 모델 구축에 정진할 계획이다.

특히 기존 게임단 소속 스타1 프로게이머들이 이러한 분위기에 휩쓸릴 수 있는 만큼 협회가 하루 빨리 단호한 선택을 해야 하다는 게 업계전문가의 중론이다. 협상 시기를 놓칠 경우 게임단 소속 프로게이머의 이탈이 예상된다.

협회는 기존 게임단 소속 프로게이머들이 스타2를 하지 못 하도록 관리에 들어갔다고 알려졌다. 이는 프로게이머가 스타2로 이탈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로 보이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곰TV와 협회가 어떤 카드를 들고 재협상에 나설지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e스포츠 관계사인 게임단과 e스포츠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만큼 하루 빨리 납득이 갈만한 결과물을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