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달러 애플TV' 현실화 됐다

일반입력 :2010/09/02 05:49    수정: 2010/09/02 15:38

남혜현 기자

'취미수준'으로 격하됐던 애플TV가 가격 거품을 빼고 확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같은 날 구글TV도 독일 베를린서 공개됨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을 뒤흔들었던 양대산맥이 TV시장의 판세도 바꿔 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서 개최된 '뮤직 이벤트'서 비장의 무기인 애플TV를 꺼내들었다.

국내외 언론들은 지난 5월 구글이 소니, 인텔과 합작해 스마트TV 공동 개발을 발표하던 순간부터 99달러 애플TV의 출현을 전망해 왔다.

잡스 CEO는 이날 예의 한 가지 더(one more thing)를 사실상, 취미 한가지 더(one more hobby, actually)라는 말로 교체하며 애플 TV를 꺼내들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신형 애플TV는 외양부터 4년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초기 애플TV보다 크기가 4분의 1 정도로 확 줄었다. TV사용자들이 공간 활용 면에서 별도 셋톱박스를 불편해 한다는 것을 제품에 반영한 것. 저장공간이 부족할 수 있지 않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원천적으로 다운로드 사용을 막고 '스트리밍 서비스'만 지원하는 방식으로 응답했다.

4년전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시한번 대중에 TV용 셋톱박스를 공개한 데는 TV가 향후 애플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임을 암시한다. 특히 신형 애플TV는 구글과는 달리 컴퓨터 기능을 강조하지 않았다. 대신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앞세웠다.

우선 잡스 CEO는 애플TV는 4년전에 나왔고 판매도 많이 했지만 시장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고 시인하면서도 새 애플TV의 장점에 대해서는 다른 회사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은 아마추어(콘텐츠)로 시간을 때우길 원하는게 아니다라며 할리우드 영화와 TV쇼 등 프로페셔널한 콘텐츠를 HD화질로 원하는 때 보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유튜브 서비스 등을 전면으로 내세운 구글TV를 겨냥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잡스 CEO는 애플TV에서 ABC와 폭스의 콘텐츠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며 향후 더 많은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애플진영에 합류할 것을 예고했다. 최근 구글이 미국내 케이블 업체와 콘텐츠 제휴에 실패한 것을 감안한다면 어느정도 구글을 견제한 발언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잡스 CEO는 이어 (시청자들은) TV에서 컴퓨터를 하기보다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길 원한다면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또 하나의 컴퓨터가 아니며 컴퓨터와 싱크를 맞추는 것 역시 불편한 일이라고 덧붙였다.이같은 해석은 애플TV의 유전자를 뒤바꿨다. 한 마디로 TV는 질 좋은 콘텐츠를 편안하게 감상하기 위한 제품이라는 게 잡스의 TV 철학이 된 셈이다.

제품간 연결성도 강조했다. 무선 인터넷 와이파이를 통해 애플 독자 운영체제(OS)인 iOS4에 저장된 모든 콘텐츠를 곧바로 셋톱박스인 애플TV를 통해 대화면TV에서 감상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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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모든 종류의 HD콘텐츠를 다운로드가 아닌 스트리밍 방식의 렌털 서비스로만 지원한다. 이는 PC와 TV간 싱크 조율 단계를 없애 사용자들이 '편안하고 쉽다'라는 느낌을 갖게 하기 위한 방안이다. 애플TV에서는 최근 언론에서 예고된 바같이 넷플릭스 같은 비디오 주문(VOD) 서비스도 지원된다. 해당 서비스는 넷플릭스에 일정액의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외에 유튜브, 플리커, 모바일미 등의 콘텐츠를 애플TV서 활용 가능하다.

애플TV의 콘텐츠 이용가는 HD영화의 경우 4.99달러, TV쇼의 경우 99센트로 책정됐다. 애플TV는 4주후부터 판매가 시작되며 1일부터 예판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