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 얻으려는 네이버, 시장은 지배력 '우려'

네이버, 오버추어와 결별 선언…자체 검색광고 플랫폼 도입

일반입력 :2010/08/31 11:16    수정: 2010/08/31 15:37

이설영 기자

네이버가 오버추어와 결별을 선언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예상했던 부분이지만 검색광고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두 업체이기 때문에 향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NHN은 2분기에 매출 3천813억원을 기록했다. 포털 2위인 다음은 871억원으로 두 회사의 격차는 생각보다 큰 상황이다. 향후 오버추어와 결별한 NHN이 검색광고 분야에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경우 이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NHN비즈니스플랫폼(NBP)가 검색광고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광고주들 입장에서는 오버추어가 점점 힘을 잃고 NBP의 독과점 형태로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상황이다. 광고효과 부분에서 NBP가 오버추어를 압도할 경우 가능성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포털 업계에서는 경쟁사의 자회사인 NBP보다 오버추어와 계약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시장 구도상 더 안정적이라는 판단이 우선적이다. 따라서 쉽사리 NBP에 힘을 실어주지는 못할 전망이다.

■NBP, 성공할까

현재 가장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NHN의 '독립선언'이 성공할지 여부이다. NHN은 오버추어와 올해 말까지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다. NBP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내년 초까지 사전 준비에 전력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NHN으로서 호재는 NBP를 통한 검색광고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분기에 NHN은 매출 3천813억원을 기록했으며 이중 검색 관련 매출이 53%를 차지했다. 2분기 실적에서는 NBP 등록 광고주수가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립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오버추어와 계약을 맺고 있는 이상 관련 수수료를 매번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비용을 줄이고 향후 검색광고 분야에서 매출을 확대시키기 위해서 오버추어와의 결별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문제는 오버추어코리아가 국내 검색광고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광고주 네트워크를 보유한 대행사라는 점이다. 포털 중에는 네이버 외에 다음, 네이트, 파란 등과도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7월 기준으로 오버추어코리아의 검색광고 도달률은 97~98%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내년에 네이버와 계약 해지로 도달률이 떨어지는 효과를 보겠지만 여전히 오버추어는 국내 검색광고시장의 최강자이다.

김상헌 NHN 대표는 "자체 플랫폼을 채잭하게 되면 운영주체의 일원화로 광고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면서 "이는 서비스 질의 향상으로 이어져 네이버 이용자들은 보다 질 높은 검색결과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천하' 앞둔 웹, 우려 섞인 시선

NHN이 오버추어와 결별을 선언하고, NBP를 통한 자립을 공식화한 이상 NBP의 야망은 '네이버'라는 한 사이트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NBP는 최근 다음, 네이트에도 검색광고 제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검색광고 시장에서 향후 오버추어를 뛰어넘는 대행사로서 자리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검색광고뿐 아니라 모든 시장이 가장 이상적이 되려면 경쟁구도가 명확해야 한다"면서 "이미 포털 네이버를 통해 국내 웹을 장악한 NHN이 검색광고 시장까지 독식하게 되는 상황이 올까봐 두렵다"고 우려했다.

특히 검색광고 광고주들 입장에서는 네이버 사이트의 영향력을 절대 무시할 수 없으며, 이 과정에서 NBP가 배타적인 형태의 계약을 요구할 경우 광고주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밖에 없다.

오버추어코리아 관계자는 "일단 다음, 네이트 같은 다른 파트너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쏠림현상'도 우려된다"면서 "아직 오버추어의 광고주 네트워크가 월등하다고 해서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며, 파장을 최소화하는 형태로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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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포털에도 네이버의 이번 결정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다음은 얼마 전 자체 검색광고 영역을 두번째 두번째 단으로 올리는 형태로 개편을 진행했으며, 디스플레이광고 단가 조정도 단행한 바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NHN과 오버추어의 결별은 NBP 설립 때부터 이미 예측됐던 일이라서 대비를 해왔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NHN이 향후 오버추어와 대등한 경쟁력을 가지려면 다음이나 네이트를 아우르는 것이 유리할텐데 경쟁관계에 있는 만큼 이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