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버 시장은 2분기에도 x86서버 강세 현상이 두드러졌다. 반면 유닉스 서버 등 대형 시스템 시장은 프로젝트수 감소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IT 시장 조사 업체 한국IDC(대표 홍유숙)가 3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국내 서버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2천463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출하대수는 2만6천92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키워드는 x86 서버의 약진이었다. 2분기 국내 x86서버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37.1% 증가한 998억원 규모로 조사됐다. 17.9% 감소한 비(Non) x86 서버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x86 서버 시장의 경우, 2분기 새로운 프로세서가 공급되면서 신규 서버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실물 경기가 점차 회복되면서 제조 및 포털 업계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한게 성장 요인으로 분석됐다. 비-x86 서버 시장은 공공 부문을 제외하고는 대형 프로젝트 수가 감소, 마이너스 성장에 그쳤다.
사양별로 보면 고성능(하이엔드) 서버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42.0% 감소한 461억원 규모로 조사됐다.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서버 모두 수요가 감소했다. 고성능 서버가 전체 서버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전년 동기 31.7%에서 18.7%로 대폭 감소했다.
중형급(미드레인지) 서버 시장 규모는 관련 업계가 새로운 프로세서를 장착한 신제품을 출시한 것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819억원 규모로 조사됐다.
보급형(볼륨) 서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4% 증가한 1천182억원 규모로 조사됐다. 보급형 서버 대부분은 x86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x86 서버 수요 증가로 인해 전체 서버 시장에서 차지하는 보급형 매출 비중도 48.0%로 높아졌다고 한국IDC는 전했다.
한국IDC의 김용현 연구원은 "실물 경기에 민감한 x86 서버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하반기 기상청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및 공공 부문 사업 등이 예정돼 있어 서버 회복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의 경우 비-x86 서버 시장은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 예상되지만 x86 서버 시장은 실물 경기 회복세와 더불어 교체 수요가 겹치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체별 성적표를 보면 x86서버는 한국HP가, 유닉스 서버는 한국IBM이 1위를 이어갔다.
한국HP는 2분기 1만1천971대의 x86서버를 판매해 47.5%의 점유율로 2위 그룹인 한국IBM(17.7%)과 델코리아(17.5%)를 크게 앞섰다. 한국HP의 2분기 x86서버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9.2%성장한 수치다. 1강 구도가 굳어지는 양상이다.
유닉스 서버는 한국IBM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731억 규모로 집계된 2분기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한국IBM은 매출 기준으로 52.9%의 점유율을 기록해, 29.3%에 그친 '라이벌' 한국HP를 크게 앞질렀다.
1분기에만 해도 한국IBM과 한국HP는 엎치락 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2분기들어 무게중심이 한국IBM쪽으로 기울었다. 1분기 유닉스 서버 시장은 한국IBM이 39.3%, 한국HP는 37.7%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국HP가 2분기 신제품 교체 주기를 맞은 사이, 한국IBM이 공공 시장 등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국IBM은 3월초 신형 '파워7' 프로세서를 탑재한 유닉스 서버 파워750익스프레스, 파워755, 파워770, 파워780 및 관리SW를 공개했다. 반면 한국HP는 4월 중형급 유닉스 서버 신제품을 발표했고 고성능 서버인 슈퍼돔2는 최근 선보였다.
한국HP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기간에 경쟁사에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던 것 같다"면서 "신제품 준비가 끝난 만큼,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