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북의 진화…대세는 증강현실?

일반입력 :2010/08/30 13:37

정윤희 기자

이제 캐릭터북에도 최첨단 IT기술이 적용된다. 그동안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는 3D 입체 등이 적용된 사례가 드물지 않았지만 점점 오프라인 제품에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다.

가장 활발히 활용되는 기술은 증강현실이다. 특히 캐릭터북이 앞장서서 증강현실 적용에 나섰다. 책을 PC카메라에 비추면 나타나는 3D 입체 캐릭터가 유아들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한편 몰입감을 높여 교육적인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은 실제 세계 영상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로 국내에서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해졌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주변을 비추면 인근 상점 위치, 거리, 전화번호 등이 화면에 뜨는 식이다.

세계 최초의 증강현실 캐릭터북은 지난 6월 영국 출판사 칼튼 북스가 선보인 ‘공룡이 살아있다(Dinosaurs Alive)’다. 국내에는 유아서적 전문 출판사 삼성당이 번역해 지난달 내놨다.

페이지에 표시된 공룡 눈알 모양을 PC카메라에 비추면 3D 입체 공룡 영상을 볼 수 있으며 나타난 공룡 영상을 키보드로 조작가능하다. 이용자가 직접 키보드의 스페이스 바를 누르면 공룡이 알에서 깨어나고 방향키를 누르면 공룡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삼성당은 칼튼북스의 증강현실 책 ‘요정나라(Fairyland Magic)’도 출간할 예정이다. ‘요정나라’는 카메라에 꽃그림 카드를 비추면 책 속 요정이 꽃 위에 나타나 움직인다.

국내에서 제작한 최초의 증강현실 그림책은 ‘애코와 숫자 친구들’이다. 지난 20일 키즈 콘텐츠 전문회사 픽토스튜디오(대표 전유혁)와 유아용 서적 전문 출판사 상상스쿨(대표 김태영)이 내놓은 ‘애코와 숫자 친구들’은 귀여운 3D 입체 캐릭터들과 함께 숫자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한 캐릭터북이다.

‘애코와 숫자 친구들’은 ‘공룡이 살아있다’와 마찬가지로 각 페이지마다 있는 검정 테두리 안의 숫자를 PC 카메라로 비추면 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0글로벌애니메이션 파일럿으로 선정된 ‘애코와 사랑스런 친구들’ 캐릭터를 활용했다.

1에서 10까지 숫자에 따라 서로 다른 캐릭터 영상이 나타나 숫자의 이름과 수를 세는 법을 알려준다. 주인공 ‘애코’는 숫자만큼의 하트를 뿜어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수의 개념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픽토스튜디오와 상상스쿨은 향후 한글 자음을 익히는 ‘애코와 한글 친구들’, 알파벳을 배우는 ‘애코와 알파벳 친구들’을 시리즈로 펴낼 계획이다.

‘애코와 숫자 친구들’을 접한 학부모들은 블로그 등을 통해 “두꺼운 보드로 만들어져 아이들이 마음껏 가지고 놀아도 될 것 같다”, “단순히 그림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아이와 함께 놀면서 공부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는 평을 등록했다.

이밖에도 책을 읽다가 전용 펜으로 터치하기만 하면 컴퓨터 화면에 노래, 율동 등의 동영상 화면이 나오는 ‘깨미 생각동화 콕’도 있다. EBS에서 내놓은 ‘콕’ 시리즈는 일반 그림책과 마찬가지로 글과 그림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용 센서가 달린 콕펜으로 ‘영상 보기’ 아이콘을 찍으면 컴퓨터 화면에서 영상이 재생된다.

좋은 습관편, 호기심편, 동물편, 곤충편, 안전 생활편 등 총 5권으로 이뤄졌으며 향후 5권이 더 나와 총 10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류증희 상상스쿨 편집장은 “증강현실 캐릭터북은 아이들의 호기심과 재미, 학습 효과를 한꺼번에 만족시킬 수 있는 책”이라며 “증강현실 기술은 출판 뿐 아니라 디지털 교육환경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요즘 캐릭터 업계에서는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한 신상품 개발이 트렌드”라며 “국내 캐릭터 업체들이 증강현실 기술을 차세대 수익원으로 상정하고 상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