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모바일TV 수출경쟁에서 지상파DMB(T-DMB)가 위태롭다. DMB기술이 5년전 수준에 머무른 반면 해외주자들이 맹추격해와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2005년 첫 방송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지상파DMB는 세계에서 처음 상용화된 모바일TV였다. 현재까지도 한국 IT의 상징으로 통한다. 정부와 제조사들의 노력에 힘입어 해외수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상파DMB가 해외시장에 진출한 곳은 캄보디아, 몽골, 베트남 등이다. 하지만 당초 기대만큼 시장확대는 더디다.
해외시장에서의 모바일TV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의 CMMB, 일본의 원세그 유럽의 DVB-H 등이 해외진출을 호시탐탐 노린다. 미국도 ATSC-MH란 별도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들 기술은 화질과 전송량, 안정성 등에서 지상파DMB를 따라잡았다. 반면, 지상파DMB는 처음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2005년이후 기술적인 업그레이드가 증명되지 않았다.
DMB칩 제조업체 관계자는 “개발도상국에서 지상파DMB를 채택하는 것은 기술력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T-DMB는 이미 5년전의 오래된 기술이기 때문에 중국이나 일본의 기술에 밀릴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지상파DMB가 기술적으로 도태된 것은 아니다. 이미 차세대 기술인 어드밴스드DMB(AT-DMB)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개발했다.
AT-DMB는 전송용량과 화질을 향상시켜 SD급 화질의 방송을 내보낼 수 있다. 또한 주파수대역에 여유가 생기는 만큼 추가 채널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가졌다.
기술이 오래전에 개발된 만큼 제조업체들이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는 DMB 방송사들이 AT-DMB 투자여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서비스 실시가 늦어졌다.
방송사측에서는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 도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AT-DMB는 용량이 늘어나는 만큼 전파도달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동영상 용량이 300~400K일 경우 0.8db~1.2db만큼 전파강도가 약해진다.
ETRI 관계자는 “전송용량을 늘릴 경우 커버리지가 줄어드는 문제를 완전히 극복할 수는 없다”라며 “송신기·중계기를 늘리고, 감도를 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결국 방송사들은 기존보다 투자비용을 늘릴 수밖에 없다. 현재도 커버리지에서 지적받는 지상파DMB 방송사들의 부담이 더 늘어나는 것이다.
지상파DMB방송사 관계자는 “화질이 좋아지고, 채널이 늘어난다고 해도 커버리지 문제로 투자부담이 늘기 때문에 당장 도입하기 어렵다”라며 “지금도 DMB 음영지역이 많아 계속 투자를 벌이는데 추가적인 투자는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AT-DMB 사업이 태동할 조짐은 보인다. ETRI가 3년과제로 대구에서 진행하는 AT-DMB 테스트베드 사업이 그것이다. 올해 테스트베드 구축에 들어가 2012년까지 기술 테스트를 진행한다.
ETRI 관계자는 “테스트에서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적인 한계를 보완한 후 시범 서비스에 들어갈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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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반 시청자에게 서비스하기까지는 시일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방송에 필요한 실험용 주파수를 할당받아야 하고, 방송사와의 협의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실험방송에 들어가는 시점은 지금으로서는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기술적인 업그레이드를 꾸준히 진행하고, 그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해야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높아진다”라며 “정부가 국내 서비스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