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를 완료한 오라클이 하드웨어 사업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겠다는 뜻을 다시한번 분명히 했다.
썬이 갖고 있던 솔라리스 운영체제(OS)와 스팍 프로세서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데이터센터 솔루션 공급 업체로 변신하겠다는 것이었다.
오라클의 존 파울러 시스템 담당 수석 부사장은 10일(현지시간) 웹캐스트를 통해 차세대 솔라리스11 OS를 내년에 발표하고 스팍칩 성능도 2015년까지 2년마다 적어도 성능을 두배로 늘릴 것이라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플랫폼 시장에서, IBM, 휴렛패커드(HP), 델 등 경쟁 업체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내년에 공개되는 솔라리스11은 2004년 썬이 솔라리스10을 선보인 이후 오랜만에 이뤄지는 대규모 업그레이드다. 파울러 부사장은 확장성, 관리, 보안, 파일시스템 향상에 초점이 맞춰질 것임을 예고했다.
스팍칩에 대해서는 18~24개월안에 차세대 스팍칩 신제품을 내놓기로 했다. 또 5년안에 스팍칩 트랜잭션 처리 능력은 40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128코어, 1만6천385 쓰레드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현재 스팍칩은 512쓰레드까지 지원할 수 있다. 오라클은 스팍칩을 에너지 효율적인 T시스템과 고성능 서버인 M 시리즈에 탑재하기로 했다.
유닉스 서버외에 오라클은 랙과 블레이드 타입의 x86서버도 계속 지원하기로 했다. AMD가 아닌 인텔칩 기반 x86서버만 판매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인사이트64의 나탄 부룩우드 애널리스트는 "오라클은 프로세서 코어당 라이선스 요금을 부과하는 만큼, 코어당 성능이 좋은 인텔칩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오라클이 썬을 인수한다고 밝혔을때만 해도 다수 고객들과 애널리스트는 썬 하드웨어 사업의 미래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래리 엘리슨 최고경영자(CEO) 등 오라클 주요 경영진들이 스팍칩과 솔라리스 OS에 계속 투자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우려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파울러 부사장은 썬 인수는 오라클이 갖고 있던 전략의 근본적인 전략의 확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라클은 다양한 SW를 지원하는 오픈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그러나 오라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과 미들웨어에서 보다 잘 돌아간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드웨어와 SW를 묶은, 이른바 시스템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오라클이 하드웨어 사업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아직도 의문을 갖고 있다. 더인포프로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점점 IT예산을 줄이고 있다.
서버 업체들에게는 불리한 신호다. 또 델과 같은 저렴한 x86서버를 판매하는 업체들이 중대형 유닉스 서버 업체들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더인포프로에 따르면 오라클은 이같은 환경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인포프로 애널리스트들은 기업들이 썬 장비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고,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