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게임 엘피스 “메이플스토리 넘겠다”

일반입력 :2010/07/20 14:11    수정: 2010/07/20 14:15

정윤희 기자

“요즘 주변에 컴투스 주식을 사라는 얘기를 합니다. 그만큼 자신 있습니다.”

자신감이 심상치 않다. 주인공은 바로 컴투스 본사에서 만난 임준석 개발 1부 1팀(스위치팀) 팀장, 이승민 기획이다. 두 개발자가 내놓은 ‘엘피스’는 사실 컴투스(대표 박지영)로서는 처음 선보이는 캐주얼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임 팀장과 이 기획이 소속된 스위치팀은 일반폰, 스마트폰을 가리지 않고 활약 중인 컴투스의 간판 RPG ‘이노티아 연대기’를 개발한 팀이다. 출시되기도 전부터 ‘엘피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기대가 높은 이유다.

‘컴투스 최초의 캐주얼RPG’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울 만도 한데 임 팀장과 이 기획의 얼굴은 밝다. 최초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기대된다는 반응이다. ‘엘피스’의 다운로드 목표로는 100만을 제시했다. 캐주얼 RPG의 대명사 ‘메이플스토리’를 뛰어넘겠다는 야심도 밝혔다. 직접 만드는 입장인데도 순수하게 재미로 게임을 플레이한 시간이 많았다며 자신 있게 엄지를 들었다.

■ 더 쉽게, 더 가볍게…편의성 UP

“사실 ‘이노티아’ 때는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갔었어요. 지명이나 캐릭터명 하나를 만들 때도 의미를 부여하려고 많이 노력했었죠. ‘엘피스’는 무거워지지 않게, 힘을 빼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엘피스’는 동화 속 주인공인 ‘빨간 모자’가 납치당한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여러 시대를 모험한다는 내용이 주 스토리다. ‘이노티아’ 같은 기존 RPG 장르가 마니아층에서 인기를 얻은 게임이라면 ‘엘피스’는 편의성, 대중화에 초점을 맞췄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 그래픽, 인터페이스(UI) 등 다양한 부분에 신경을 썼다.

사실 ‘엘피스’는 컴투스의 장기 프로젝트였다. 중간 중간 콘셉트와 프로젝트명도 몇 번 바뀌었고 개발자도 바뀌었다. 스위치팀은 지난해 10월부터 ‘엘피스’를 맡아 개발에 돌입해 이용자들 앞에 선보이게 됐다. ‘엘피스’를 맡을 당시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떼(?)로 나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시스템이었다고 한다.

“소재가 시간 여행이다 보니 처음에는 로빈 후드, 잔다르크, 장비 등 시대별로 다양한 캐릭터가 있었죠. 프로젝트를 맡고 난 후에는 한꺼번에 여러 캐릭터의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힘들더라고요. 결국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뽑았고 한 가지 이야기로 큰 줄기를 형성하자는 생각을 했어요. ‘빨간 모자’를 선택한 건 깜찍한 것을 좋아하는 개발자의 취향이 많이 반영됐죠(웃음)”

‘강철의 연금술사’, ‘원피스’ 등 좋아하는 만화나 게임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이승민 기획은 ‘빨간 모자’ 캐릭터는 원래 소위 ‘껌 좀 씹는’ 분위기의 불량캐릭터였다고 설명한다.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은 기존에 작업된 이미지 중에서 결정했어요. 그런데 기존 이미지들은 어두운 이미지가 강했죠. 다양한 이용자층에게 어필하려면 어두운 분위기 보다는 샤방샤방하고 깜찍한 이미지가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캐릭터 이름을 따로 정하지 않고 ‘빨간 모자’, ‘늑대’, ‘할머니’라고 한 것도 ‘가볍고 단순하게’를 추구하는 ‘엘피스’의 매력요소다. 이름 하나에도 의미를 넣다보면 게임이 무거워지기 십상이라는 것. 이용자들 입장에서도 외우기 쉽고 좋다. 임 팀장은 게임 내에 박사가 두 명 나오지 않았다면 크론 박사, 고든 박사의 이름도 그냥 ‘박사’였을 것이라며 웃으며 설명했다.

■ 깜찍한 그녀, 특기는 대량 학살?

“‘빨간 모자’요? 귀엽고 깜찍하지만 실제로는 대량 학살에 능한 몰이사냥의 달인이죠. 게임 내 비주얼은 샤방샤방한데 의외로 타격감과 통쾌한 액션을 부각시켰어요.”

‘엘피스’의 특징은 몬스터들을 한 곳에 모아 한꺼번에 처치하는 몰이사냥. 기존 RPG들이 몸통 박치기 식의 정적인 전투를 추구했다면 ‘엘피스’는 몰이사냥에서 얻는 경쾌함, 리듬감 등을 강조했다.

몰이사냥을 하다 보니 캐릭터 성장도 빠르다. 이용자들이 RPG다운 육성의 맛(?)을 빨리빨리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임 팀장의 설명. 몰이사냥이 끝나고 나면 경험치와 아이템 얻는 재미도 쏠쏠하다.

“레벨 업이 빠르다보니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어요. 밸런스 자체도 이용자들이 시나리오를 무리 없이 깰 수 있을 정도로 조절했죠. 조작도 간편하지만 시원한 액션을 더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본 공격이 계속 강해지는 방식으로 OK키에도 스킬을 적용시킬 수 있게 했어요.”

게임 내에는 시나리오 모드와 무한던전이 준비됐다. 무한던전은 시나리오를 클리어하면 즐길 수 있는데 4개의 독특한 미션과 보스전을 다양한 난이도로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엘피스’의 시나리오 모드를 모두 클리어 하는 데는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약 8시간~10시간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무한던전은 이름 그대로 즐기기 나름으로 딱히 정해진 플레이 타임은 없다.

■ 엘피스, 아이폰에서도 즐긴다

‘엘피스’는 현재 애플 앱스토어 대응도 준비 중이다. 사이드뷰를 채택한 게임 특성상 아이폰에 최적화됐다는 것이 임 팀장의 설명. 이용자들은 더 커진 아이폰 화면에서 몰이사냥의 시원한 타격감을 맛볼 수 있을 전망이다.

향후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로는 두 개발자 모두 아이폰을 활용한 소셜네트워크게임(SNG)를 꼽았다. 이유는 아이폰의 국내 출시 이후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 두 개발자는 위룰, 갓핑거 뿐만 아니라 다양한 페이스북 게임도 많이 즐기고 있다고 한다.

“사실 아이폰용 게임을 개발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안 해 본 것이다 보니 도전 정신이 불탄다고 할까요(웃음). 아이폰의 경우 일반 피처폰보다 제약이 적어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으니 해보고 싶었어요.”

컴투스 내 스마트폰 팀에서 컨버팅 중인 아이폰용 ‘엘피스’는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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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엘피스’와 가장 잘 어울리는 연예인으로 소녀시대 ‘태연’을 든 임 팀장과 이 기획은 “어느 개발자나 같은 마음일 것 같다”며 “열심히 만든 만큼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엘피스는 그리스어로 희망이라는 뜻이에요. 게임 내에서는 ‘빨간 모자’가 적들에 맞서 할머니를 구하겠다는 희망이죠. 저희들로서는 ‘메이플스토리’를 뛰어넘어 최고의 캐주얼 RPG가 되겠다는 희망, 각오를 표현한 단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