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도 즐기는 무협게임 ‘개념작’, 인기 비결은?

일반입력 :2010/07/16 17:07    수정: 2010/07/18 19:09

정윤희 기자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K씨(34, 남)는 꿀맛 같은 주말을 맞아 게임을 즐기다가 깜짝 놀랐다. 자신이 플레이하던 무협게임이 외산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했기 때문이다.

편리한 게임 시스템과 풍부한 콘텐츠에 만족했던 터라 K씨의 놀라움은 더욱 컸다. 평소 해외 게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멀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실제로 플레이해 본 후에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최근 외산의 굴레(?)를 벗어던진 온라인게임들의 국내 시장 선전이 눈에 띈다. 과거에는 어딘가 촌스러운 그래픽과 엉성한 시스템 때문에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았다면 이제는 쉬운 조작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개념을 탑재했다. 심지어 게임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 이용자들은 외산게임에 더 친숙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제는 이용자들에게 게임의 국적은 상관없다. 재미만 있으면 된다.

■ 새로운 시스템으로 ‘승부’

외산 ‘개념작’들 중 단연 눈에 띄는 게임은 지원인터렉티브가 서비스하는 ‘일검향’이다.

‘일검향’은 공개될 때부터 ‘무공창조’, ‘기경혈맥’, ‘폐관수련’ 등 기존 무협게임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이용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정해진 대로 사냥하고 레벨 업 하던 틀에 박힌 게임에서 벗어난다는 점이 큰 매력인 셈. 그래픽적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외산 느낌이 물씬 나지만 그래픽을 뛰어넘는 색다른 시스템으로 이용자의 겜심(Game心)을 사로잡았다.

‘일검향’이 내세우는 ‘무공창조’는 말 그대로 이용자가 직접 자신만의 무공을 만드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게임 내에서 정해진 스킬에 스탯 경험치를 배분하는 방식이었다면 ‘무공창조’에서는 무공마다 외상, 기교, 신속, 명상, 내상, 혈공 등 다양한 특징을 담을 수 있다.

‘기경혈맥’ 역시 마찬가지다. 임맥, 독맥을 타통시켜 절대 고수의 반열에 오른다는 무협지의 설정을 게임 내에 그대로 옮겼다. ‘기경혈맥’은 음과 양, 두 가지의 속성을 띄고 있어 캐릭터를 이용자 입맛에 맞게 키울 수 있다. ‘무공창조’와 ‘기경혈맥’ 모두 20레벨만 되면 사용 가능해 초반부터 다양한 콘텐츠를 맛보는 것이 가능하다.

무협지에 종종 등장하는 ‘폐관수련’은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는 시간에도 캐릭터가 경험치를 쌓을 수 있게 하는 ‘일검향’만의 시스템이다. 최대 8시간까지 가능해 자는 시간마저 아까운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심지어 사냥을 통해 활동력이 떨어졌을 때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이렇듯 무협지에 가장 가까운 설정과 독특한 시스템들은 무협지 마니아들뿐만 아니라 그만그만한 게임에 지친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아줌마도 한다”…편의성 돋보여

외산게임 특유의 이용자 친화적 요소도 눈에 띈다.

‘자동이동시스템’은 임무를 수행할 때 제시되는 좌표를 클릭해 순식간에 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보통은 복잡한 필드에서 길을 잃기 십상인 초보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넓디넓은 맵을 헤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분명 매력으로 다가온다.

레벨 업이 빠르다는 것도 장점이다. 1레벨을 올리기 위해 필드를 헤집고 다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캐릭터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10레벨마다 준비된 생사문 임무도 빠른 레벨 업에 한 몫 한다. ‘생사문’은 일반 필드에서의 사냥보다 경험치와 돈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던전으로 ‘고탑밀경’, ‘한해신루’, ‘백수곡’, ‘화운금지’, ‘환월림’ 등 총 5개가 준비됐다.

이러한 편의성 덕분에 남성 이용자들이 주를 이루는 무협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일검향’의 여성 이용자 비율은 20%에 이른다. 심지어 3, 40대 기혼 여성 이용자들의 수도 많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알려졌던 외산 게임들이 최근에는 편의성, 시스템 등 다양한 장점을 무기로 이용자들을 공략 중이다”며 “국내 시장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