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형 ‘라그나로크2’ 무엇이 달라졌나

일반입력 :2010/07/15 10:27    수정: 2010/07/15 13:47

봉성창 기자

한때 ‘리니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1세대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후속작 ‘라그나로크 온라인2(이하 라그2)’가 다시 한번 새롭게 부활한다.

지난 2007년 화려하게 론칭한 ‘라그2’는 잦은 서버불안과 치명적인 버그로 게임 이용자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겨주며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라는 글로벌 브랜드를 결코 버릴 수 없었다. 그렇게 해서 갖은 우여곡절을 거쳐 3년 만에 리뉴얼 버전이 선보이게 됐다.

‘레전드 오브 더 세컨드(두번째 전설)’이라는 부제를 달고나온 2010년형 ‘라그2’가 내세운 슬로건은 ‘전작의 계승’이다. 전작의 연계성 확립으로 기존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재미를 약속한 셈이다. 과연 이러한 전략이 성공할지는 오는 8월 말 진행되는 비공개 테스트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 온고지신(溫故知新)

‘라그2’는 전작의 세계관을 보다 확장시켜 향수를 불러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게임 시스템 역시 전작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 카드 시스템과 펫 시스템이 보다 발전된 형태로 탑재됐다.

이번 작품에서 내세우고 있는 주요 특징으로는 ▲기본 직업과 생활 직업을 별도로 운영하는 ‘듀얼 라이프 시스템’을 비롯해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새로운 게임 스토리와 스타일이 주어지는 ‘카라시스템’ ▲길드원들끼리 길드 전용 펫을 육성하는 길드 수호수 시스템 등이 있다.

전작의 밝은 판타지 세계관도 그대로 연결됐다. 시나리오, 맵, 몬스터, NPC 등 게임 곳곳에서 라그나로크 온라인과의 연계성을 지켜나가려 한 것이다. ‘라그나로크’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 말풍선 역시 이번 작품에서도 그대로 캐릭터의 감정을 수월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 절치부심(切齒腐心)

화려하게 몰락한 2007년형 ‘라그2’에서 지적받았던 시스템도 삭제되거나 대거 수정됐다. 특히 이용자들 사이에서 난해하다는 혹평을 받았던 무기 성장 시스템이 과감히 폐지된 점이 눈길을 끈다. 여타 게임과 동일하게 캐릭터 레벨이나 직업에 따라 사용에 제한이 있는 방식을 채택했다.

난이도 역시 대폭 하향됐다. 몬스터의 수를 늘리고 약하게 만들어 빠른 사냥이 가능하도록 했다. 개발사 측은 몬스터의 인공지능을 강화해 지루하지 않고 역동적인 사냥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캐릭터 이동 동선의 최적화와 커뮤니티 시스템 확대 등 여러가지 부분을 보완해 유저 편의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고 덧붙였다.

■ 권불십년(權不十年)

‘라그2’의 이러한 변화양상을 살펴볼 때 개발사인 그라비티는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작의 재미를 그대로 추구하며 자연스럽게 후속작으로 이동을 도모한 것이다.

이는 ‘라그나로크’가 전 세계적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국가나 문화권 마다 게임을 즐기는 성향이 다른 만큼 검증을 받은 전작의 게임성을 이어나가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 이용자들의 입맛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10년 전 인기 게임의 비결이 지금에 와서도 통하리란 보장이 없다. 한번 ‘라그2’에 실망한 이용자들이 다시 게임을 찾을지도 미지수다. 단순히 게임의 완성도 뿐만 아니라 마케팅이나 운영 등 변수도 여러 가지가 있는 만큼 현재로서 흥행을 단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 믿을 구석은 ‘라그나로크’라는 브랜드다. 여전히 전 세계 게임 이용자들에게 사랑받으며 뇌리 속에 강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라비티가 이를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 ‘라그2’의 부활 여부가 결정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