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거물급 기업들간 웹브라우저 전쟁이 다시 시작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 모질라, 구글이 비슷한 시점에 신형 웹브라우저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판세 변화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구글 크롬의 성장세가 관전 포인트. 브라우저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구글은 상반기 애플 사파리를 따돌리며 넘버3 브라우저 반열에 올라섰다. 앞으로는 모질라 파이어폭스와 MS 익스플로어 대항마를 놓고 자웅을 겨룰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기존 강자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모질라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큰 변화를 가한 파이어폭스4.0 베타 버전을 내놨고 MS도 '야심작' 인터넷 익스플로러(IE)9 준비중이다. 브라우저별 하반기 관전 포인트들을 정리해봤다.
■구글 크롬, 상승세 이어가나
지난 2008년 브라우저 시장에 뛰어든 구글은 점유율은 꾸준히 늘려왔다. 사파리와 오페라 브라우저는 이미 제쳤다. 지난달말 크롬 점유율(7.24%)은 사파리(4.85%)와 오페라(2.27%)를 합친 것보다 많다. 외신들은 크롬이 이같은 상승세를 유지할 경우 연말께에는 점유율이 10%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구글은 올초 윈도용 크롬 4.0 안정버전을 내놨다. 3.0버전보다 42% 빨라진 자바스크립트 속도가 강점. 확장기능(extension)과 차세대 웹표준 HTML5도 지원한다. 플래시와의 통합도 눈에 띈다. 지난달말 윈도, 리눅스, 매킨토시용으로 개발된 크롬5 안정 버전에는 플래시 플러그인이 통합됐다.
■IE9로 명예회복 노리는 MS
IE 시리즈는 여전히 전세계 점유율 1위를 자랑하고 있지만 명성은 예전만 못하다. IE 점유율은 2008년 5월부터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인터넷 통계업체 넷애플리케이션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말까지 IE8 점유율(25.84%)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IE6과 IE7 하락폭은 컸다. 2년전쯤 75%를 웃돌았던 IE 점유율이 지난달 60.32%까지 주저 앉았다.
이를 감안하면 IE9은 MS가 준비중인 회심의 반격 카드로 해석된다.
현재 개발자 프리뷰 버전 상태인 IE9 HTML5와 웹문서 디자인 언어 '캐스케이딩 스타일시트(CSS)3' 지원, 신형 자바 스크립트 처리기와 CPU, GPU를 활용한 가속 기능으로 중무장했다. 이에 이전버전보다 속도가 빨라졌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IE9 공식 베타버전이 오는 8월께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개발자 프리뷰 버전과 달리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이 정상적인 모습과 기능을 갖춰 일반 사용자용으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MS는 HTML5와 함께 리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RIA)기술 '실버라이트'를 통해 핫메일, 라이브닷컴, 오피스 2010 웹앱 등 웹기반 SW를 제공할 계획이다.
■파이어폭스4, 2인자의 심기일전
최근 일부 외신은 "파이어폭스3.6 성장세가 주춤했다"며 "파이어폭스4는 이를 만회할 모질라 비장의 카드"라고 보도했다. 4월에서 6월로 넘어오면서 크롬(6.73%→7.24%), IE(59.95%→60.32%), 사파리(4.72%→4.85%) 점유율은 모두 성장한 반면 파이어폭스(24.59%→23.81%)는 거꾸로 줄었다.
이를 감안하면 최근 공개된 파이어폭스4 베타1 버전은 반격을 위한 모질라의 승부수 성격이 짙다.
파이어폭스4.0은 우선 크게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기능 향상이 눈에 띈다. 크롬처럼 주소창이 탭표시줄 밑으로 들어가게 바뀌고 오페라처럼 프로그램 메뉴를 왼쪽 상단에 배치된 단추 하나로 대체했다. 이는 메뉴표시줄을 숨겨 웹 화면 영역이 더 넓어보이는 효과를 낸다. 특정 웹사이트가 문제를 일으켜도 프로그램 전체가 마비되지 않게 하는 '크래시 프로텍션' 기능, 사용자들이 프로그램 사용중 실시간으로 의견을 제안할 수 있는 '피드백' 단추 등이 생겼다.
파이어폭스는 아이폰을 이용한 점유율 방어(?)에도 나설 전망이다. 모질라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쓸 수 있는 파이어폭스 홈을 개발하고 현재 등록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파이어폭스 홈'은 데스크톱용 파이어폭스에서 사이트 방문기록, 환경 설정값, 북마크와 같은 사용자 데이터를 아이폰에 가져와 쓸 수 있다.
■애플 사파리, 모바일에서 웃었지만…
지난달초 윈도, 매킨토시용 사파리5를 출시한 애플은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HTML5를 위한 자바스크립트 처리속도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데스크톱 브라우저 시장을 뒤흔들기엔 다소 부족한 모양새다. 6월말 사파리5 점유율(1.00%)은 좋은 출발인듯 보이지만 같은기간 사파리4 점유율(3.83%→2.96%)을 보면 대부분 기존 사용자 업그레이드 수요임을 알 수 있다. 또 증가세가 뚜렷한 전체 사파리 점유율(4.85%)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모바일 수요도 포함된다. 즉 이들 대부분은 사파리를 기본 탑재한 매킨토시 계열 사용자. OS시장에서 매킨토시(5.16%)와 리눅스(1.07%)도 점유율을 얻고 있는 추세지만 윈도(91.46%)에 비하면 작다.
사파리5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구글처럼 외부 개발자들이 참여해 HTML과 자바스크립트로 만드는 브라우저 확장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또한 애플이 관리할 확장기능 공유사이트에 등록될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어폭스와 크롬처럼 외부 개발자들이 참여하는 확장 기능과 이를 공유하는 웹사이트를 대중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페라,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오페라소프트웨어는 웹킷 엔진을 쓰지 않는 아이폰용 웹브라우저를 앱스토어에 등록시킨 유일한 업체다.
지난 4월 앱스토어에 등장한 아이폰용 오페라 미니는 출시 첫날 100만다운로드, 5월말 260만사용자를 넘어서며 위력을 떨쳤다. 아이폰용은 아니지만 지난 9일 저사양 단말기 환경에서 작동속도를 높인 오페라미니5.1 버전을 내놨다. 사용자수는 올해초 5천만에서 이제 6천만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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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데스크톱 시장에서는 고전 중이다. 5월 점유율(2.43%)이 반짝 오름세를 비쳤을 뿐 지난달(2.27%)엔 다시 뒷걸음질을 쳤다. 지난달 데스크톱용 브라우저 '오페라 10.60'을 출시한 효과를 누리지 못한 셈이다. 브라우저 첫화면에 타일처럼 즐겨찾기를 배치하는 '스피드 연결'이나 브라우저 사용자끼리 파일을 공유하는 '오페라 유나이트' 등 독특한 기능을 선보이고 있지만 써온 사람만 쓴다는 것이 문제.
일각에서는 오페라가 웹표준 지원과 속도 향상에 강점을 보여왔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HTML5기반 웹서비스와 처리속도를 중시하는 웹애플리케이션 등이 확산중인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