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탈옥, 지금은 불법이 아니지만...'

일반입력 :2010/07/06 09:01    수정: 2010/07/06 10:27

애플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이른바, 탈옥이 IT업계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가 비준되면 양국간 통상 마찰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미FTA' 비준후 규제 강화되나탈옥은 국내 저작권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탈옥은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기 위한 앱스토어 인증 과정을 무시하거나, 애플과 계약한 타사 통신망에도 연결되게 하거나, 통화중 녹음 등 지원되지 않던 기능을 쓸 수 있게 개조된 아이폰OS를 설치하는 행위인 만큼, 불법으로 볼 수는 없다.

물론 탈옥폰으로 유료 애플리케이션을 무료로 쓰면 저작권법 위반이지만 하드웨어 탈옥 자체는 합법이란 얘기다.

아이폰을 탈옥하게 되면 애플리케이션 활용에 있어 애플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이 부분을 바라보는 한국과 미국 저작권법의 시각은 다르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정진근 교수는 우리나라 저작권법에서는 기술적 보호조치 가운데 복제 통제만을 인정한다며 (복제 통제를 무력화하는 방식이 아닌) 탈옥을 저작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복제 통제는 디지털 동영상에 들어가는 전자 지문이나 PDF파일에 적용되는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등을 활용한 것을 말한다.

반면 미국 저작권법은 복제통제외에 접근 통제도 인정한다. 접근 통제란 로그인, 회원가입 등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정 교수는 미국 저작권법은 접근 통제와 복제 통제를 모두 인정한다며 한미 FTA 협정에서도 이를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아이폰 탈옥은 접근 통제에 무력화에 해당된다. 불법인 셈이다.

그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저작권법에서 접근 통제를 도입하고 있지 않지만 한미 FTA가 비준되면 달라질 수 있다. 접근 통제도 규제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우리 저작권법을 개정해 탈옥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탈옥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현재 아이폰 탈옥을 옹호하고 부정하는 논리는 주로 소비자, 단말기 제조사, 콘텐츠 사업자 등 입장으로 구분된다.

우선 탈옥을 부정하는 시각은 제조사가 의도한 사용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에 애플이 제시한 최종 사용자 계약 위반이라는 해석과 아이폰에 쓰이는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를 만들고 공급하는 입장에서 수익성을 침해하는 불법복제로 연결된다는 사실에 근거를 둔다.

SBS콘텐츠허브 이도구 과장은 아이폰 탈옥을 한 유저들은 언제든지 방송사가 유료로 제공하는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하는 저작권침해를 저지를 수 있다고 말했다. 탈옥이 꼭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불법복제로 이어지진 않지만 아이폰 콘텐츠 불법복제는 사실상 탈옥된 단말기에서만 발생하기 때문에 지켜볼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올초 애플이 아이폰 탈옥툴을 만든 개발자 계정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지자 일부 매체들은 애플이 탈옥 아이폰 사용자에게도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이를 제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기기를 구입한 사용자가 모든 단말기 성능을 제한없이 쓸 수 있게 한다는 측면에서 소비자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시각도 있다. 오히려 제조사 애플이 부당하게 소비자의 SW사용권을 제한해 공정거래법위반 소지가 있다며 탈옥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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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저작물인 애플리케이션이나 콘텐츠를 영리 목적으로 무단 복제하면 위법이지만 이를 가능케하는 탈옥은 그와 별개라는 입장이 통용되고 있다. 현재까지 명백한 판례가 없고 일반 사용자와 연구자들간 의견만 제기되는 상황이다.

저작권 위원회, 소프트웨어 저작권 협회(SPC), 저작권 보호센터 등에 아이폰 탈옥행위에 관한 공식 입장을 문의한 결과 각 단체들은 해당 사안에 대해 정부 기관에서도 명확한 결론을 내린 예가 없고 본 단체 역시 법적 효력이 있는 유권해석을 내릴 입장이 아니라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