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전문가가 아이폰 운영체제(OS)에서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은 프로그램만 쓸 수 있는 제약을 무력화시키는, 이른바 탈옥(jailbreaking)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는 견해를 밝혀 주목된다.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정진근 교수는 30일 열린 제4회 저작권 포럼에서 '탈옥'은 이동통신망만을 사용하게 하거나 앱스토어와 같은 특정 채널을 통해 획득한 응용 프로그램만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SW를 무력화시키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현행 저작권법은 접근을 통제하는 기술적 보호조치를 무력화하는 경우를 저작권 침해 행위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탈옥한 아이폰에서만 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들은 앱스토어에 정식 등록된 프로그램들보다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사용자들은 탈옥해야만 쓸 수 있는 SW기능들이 편리하지만 제조사가 직접 지원하지 않고 외부 개발자들이 만드는 것도 금지한 경우도 있어, 결국 탈옥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콘텐츠에 대한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받아야 한다"며 "단말기 제조사가 정한 폐쇄적 라이선스 정책은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용자들이 선택하는 탈옥 행위를 창작 활성화와 이용 편의성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탈옥한 아이폰은 앱스토어에서 유료로 결제해야 하는 프로그램을 공짜로 설치해 쓸 수 있다. 탈옥 자체는 현행법상 저작권에 위배되지 않지만 이를 통해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불법복제된 스마트폰용 유료 프로그램을 쓸 수 있어 저작권 침해 가능성은 남게 된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저작권법은 본질적으로 창작과 혁신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창작과 혁신에 반하는 경우나 이용자에게 유용한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한 경우도 규제할 것인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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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을 통해 가능한 스마트폰 SW 불법복제는 저작권법 위반이지만 이용자에게 유용한 프로그램을 구동시키기 위한 경우에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포럼에선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적인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상명대학교 저작권보호학과 김종원 교수는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이 해외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라마다 서로 다른 저작권 보호기술을 사용해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며 "스마트폰 콘텐츠 유통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탈옥으로 무력화된 저작권 보호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 국제표준 저작권 보호기술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