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Post-it), 이 제품이 어느 회사의 제품인지는 몰라도 무엇을 하는 물건인지는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1970년 3M의 한 연구원의 실수로 개발된 접착력이 약하고 끈적이지 않는 접착제에서 시작된 포스트잇(처음엔 포스트 스틱 노트라고 불렸다)은 이제 전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메모지가 되었다. 물론 특허의 유효기간이 경과된 것이라 여러 회사에서 비슷한(사실은 같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포스트잇'이라는 브랜드만은 사용하지 못한다.
어쨌든 포스트잇은 사무환경에 많은 변화와 편리함을 가져다 주었으며 수많은 파생상품을 만들어 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텐미닛(10minute)도 포스트잇의 장점과 최근 직장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에 하나인 시간관리를 접목한 제품이다.
2009년 3월 첫 출시가 된 제품으로 제법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제품이다. 콘셉트는 간단하다. 다양한 사이즈의 포스트잇(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포스트잇류의 메모지, 통칭하여 포스트잇으로 부르기로 하겠다)과 시간표를 결합하여 하루를 일목요연하게 보면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제품명은 10minute으로 통상적인 휴식시간 10분을 활용하여 계획을 세우고 관리한다는 뜻에서 만들어졌다. 그만큼 가치 있고 중요한 시간이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순간 몰스킨에서 새로운 모델이 나왔나 하고 생각할 정도로 비슷한 외형을 하고 있다. 샘플은 강렬한 레드지만 블랙도 있는데 완벽한 몰스킨 색상이다. 흔한 색상이니 같다고 문제될 것은 없을 것 같지만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그런 느낌이다. 초기 제품은 노트타입의 얇은 커버 제품이었지만 소개하는 제품은 하드커버의 최상위 모델로 가격이 제법 만만치 않다. 1천260엔(한화 약 1만6천원)으로 웬만한 다이어리나 플래너 한권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다. 구성은 단순하나 의외로 실용적이다. 노트패널은 크게 세 영역으로 나뉘는데 시간대별 이벤트를 기록하는 타임테이블과 오늘의 일정을 기록하는 '오늘의 작업 목록(Today’s Work List)'과 오늘 이외의 일정이나 이벤트를 기록하는 '다른 작업 목록(Other Work List)'으로 나누어져 있다. 스마트폰이 넘쳐나고 또 실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일정관리 플래너류라는 것을 감안하면 아날로그적이고 경쟁력이 떨어져 보일 수도 있으나 필자처럼 뭔가를 끼적이며 쓰기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은 여전히 필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두꺼운 하드커버의 3단 접이식으로 마감이 상당히 훌륭하고 깔끔하다. 그리고 안쪽 면은 무광코팅으로 포스트잇의 접착력을 최대로 높일 수 있도록 하였다. 전체 크기는 W 66mm x H 150mm x D 10mm로 아이폰보다 길이가 4cm정도 길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메모지의 종류는 총 3가지 사이즈로 타임 테이블의 20분, 1시간, 2시간에 해당하는 사이즈로 되어 있어 시간관리가 용이하게 되어 있다. 색상은 4가지 색상으로 형광 옐로우, 형광 오렌지, 형광 그린, 그린이 있다.
다른 사람들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필자는 포스트잇을 갑자기 생각난 일정표시, 전화로 들은 전화번호나 주소 메모, 간단한 업무리스트, 전달사항 메모 등을 위해서 사용하며 여러가지 색상보다는 크기만 2~3가지 정도로 사용한다. 최근엔 책을 읽다 마음에 드는 구절을 마킹하기 위한 북인덱스로 많이 사용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10minute는 딱 어울리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일정관리 기능을 추가하여 책정한 1천260엔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하지만 특별히 일정관리를 플래너나 다이어리로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의외로 효과적인 플래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간단한 사용방법을 설명하자면 먼저 타임테이블 앞쪽에 주 업무시간을 표기한 후 약속이나 이벤트를 표기해 둔다. Today Work List에는 당일 처리해야 하는 일정 메모를 붙여두고 Other Work List에는 마감이 정해지지 않은 약속이나 계획을 붙여둔다. 그런 후에 결과에 따라 메모를 옮겨 붙이거나 제거하고 또 필요한 경우 새로운 메모를 추가하면 된다. 제조사에서 강조하는 10minute의 사용방법은 '적고 붙이고 배열한다'는 3단계의 과정이다. 무엇이든 필요한 것을 적고 올바른 위치에 붙이고 결과나 경과에 따라 재배열하는 것이다.
프랭클린 플래너의 핵심은 시간관리에 있지만 사용법의 핵심은 하나의 플래너에 모든 것을 기록하자는 것이다. 메모지 따로 일기장 따로, 일정표 따로, 미팅노트 따로 이렇게 흩어져 있는 것들을 하나로 모아서 심플하고 일목요연하게 업무와 시간을 관리하자는 것이다.
메모도 비슷한 것 같다. 모니터 가드라인, 파티션 벽면, 컴퓨터 본체 등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메모를 하나로 모아서 관리를 하면 지금보다는 좀 더 심플하게 효율적으로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며 깜박하고 잊어버리는 경우도 줄어들 것이다. 출장 중에 사무실로 전화해서 어, 김대리 내 책상 모니터 좌측에 붙어있는 녹색 메모지에 있는 연락처 좀 불러줄래? 아니 그 번호 말고 녹색 메모지 없어?이런 통화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우종민 박사는 '마음력'이란 책에서 아는 것이 힘이던 시대는 지났다. 1%를 이해하더라도 실천하는 자가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했다. 서점에 가보면 대부분의 자기개발서의 핵심은 실행, 실천,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진정으로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알지만 못하는 바보들이 넘쳐나는 것이다. 개인의 의지, 집중력 등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산만한 환경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것 같다. 넘쳐나는 인터넷 정보에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링크를 타고 왔다갔다하거나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메모지로 정신까지 산만해 지는 것이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업무를 잘 처리하기 위해서는 책상을 늘 깨끗하고 심플하게 유지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그 정리는 오늘 소개한 10minute이 되었든 스마트폰이 되었든 아니면 다이어리나 플래너가 되었든 어느 것이든 상관없을 것이다. 자신의 스타일이나 취향에 맞추어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툴을 정해서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제조사: 칸미도
제품명: 10minute
특 징: 다양한 사이즈의 포스트잇을 겸함 포스트잇 플래너
총 3가지 사이즈(20분, 1시간, 2시간 사이즈), 4가지 색상의 접착식 메모지
가 격: 1,365엔
포인트: 산만한 메모를 심플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자. 메모플래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