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기술로 언어장벽도 깬다

일반입력 :2010/06/09 08:08    수정: 2010/06/09 11:04

이설영 기자

'검색'을 기치로 전세계를 사로잡은 구글이 각기 다른 국가들의 언어 장벽을 뛰어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구글은 이제 영어권 국가들에서의 막대한 점유율을 기반으로 비영어권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중이다. 앨런 유스타스 구글 엔지니어링 및 연구 부문 수석부사장은 8일 "단순히 많은 언어와 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글로벌'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지역 특색에 따라 사용자 요구를 충족시켜야 진정한 '글로벌'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구글은 아태지역 8개를 포함해 전세계적에 포진한 연구개발(R&D)센터를 전진배치했다. R&D센터를 지역화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아담 스미스 구글 아태지역 제품관리총괄 이사는 "구글은 아시아 지역에서 검색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새로운 검색 방법 제공 ▲ 모국어 정보 추가 지원 ▲풍부한 온라인 정보 지원 ▲편리한 길 찾기 방법 제공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어권 인구는 전세계 인구의 20%에 불과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영어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아태지역은 비영어권이 강세다. 그런만큼, 영어 콘텐츠를 해당 지역 언어로 혹은 해당 지역 언어를 영어로 번역해 제공하는게 구글에겐 숙제로 떠올랐다. 아밋 싱할 구글 펠로우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인간은 물론 컴퓨터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구글은 모든 가능한 언어간의 번역조합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구글은 언어 규칙을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대신 번역에 대한 통계학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번역 엔진에 수천장에 달하는 전문 번역 문서를 제공하고, 언어간 수천여개 상관관계를 구축해 가장 적합한 번역문을 예측하도록 하는게 골자다. 언어에 대한 이런 통계학적 접근은 검색주체의 의도를 파악해 가장 적합한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데도 적용된다.

가령 '바꾸다(change)'의 경우 '노트북의 밝기를 어떻게 바꾸나'라고 입력할 경우 'change'를 'adjust'로 인식하고, 'word 파일을 pdf로 어떻게 바꾸나'라고 입력하면 이 때의 'change'는 'convert'로 이해하는 식이다. '은행에서 외환을 어떻게 바꾸나'라고 치면 이 때는 'exchange'로 인식한다.

구글은 전세계에 포진한 R&D센터가 이러한 문화적·언어적 장벽을 넘어설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거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유스타스 부사장은 "현지 엔지니어가 해당 지역 검색 향상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면서 "각 언어에 적합하도록 수정하거나 기능을 개발해 지역 검색 향상이 극대화됐다"고 말했다.

각 지역에서 나오는 요구에 맞게 개발한 기능이 다른 국가에서도 유용하게 쓰이는 경우도 있다. 국내 R&D센터에서 적용이 시작된 유니버설 검색도 그 중 하나다.

아밋 싱할 구글 펠로우는 "유니버설 검색 기능을 적용하면 검색결과 페이지가 풍부해지는데, 이것이 전세계 구글 알고리즘에 적용됐다"면서 "한국의 혁신이 전세계에 도움을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싱할 펠로우는 "'구글의 힘'이란 것이 바로 여기서 나온다"며 "각 지역에서 혁신의 기반이 마련돼 있고, 이걸 적용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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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을 주요 철학으로 삼고 있는 구글의 경우 전세계 모든 사용자들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이에 따라 번역, 음역 및 기계 학습에 막대한 투자를 해 검색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유스타스 부사장은 "지난 1년 간 '구글 번역' 기능을 개발했고, 역량을 대폭 강화해 유튜브 자동자막, 지도 음역 지원 등이 가능해졌다"면서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어떻게든 원하는 방식대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검색의 미래'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