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아이폰 대항마 ‘넥서스원’ 출시 까닭은?

애플 견제 의미 커보여

일반입력 :2010/06/01 11:45    수정: 2010/06/01 16:31

KT가 6월 중순부터 애플 아이폰의 대항마로 불리는 구글의 넥서스원을 온라인 출시한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이 올 6월까지 삼성전자의 갤럭시S를 비롯해 총 10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대응책이란 것이 일반적 평가다. 이는 KT와 삼성전자가 아이폰으로 벌어진 관계를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나오는 분석이다.

하지만 넥서스원을 내놓는 KT의 고민 대상은 경쟁사인 SK텔레콤이 아닌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6개월여 만에 73만5천명(5월말 기준)의 가입자를 물어다 준 아이폰은 KT를 스마트폰의 선도주자로,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강자로 입지를 굳히게 한 보배다.

그러나 아이폰의 제조사인 애플을 겨냥한 KT의 행보는 이와 다르다. 아이폰보다 더 큰 파급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두 달 만에 200만대를 팔아치운 아이패드에 대해서는 아이폰과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에 대해서는 KT가 위치정보사업자로 대신 나설 정도로 적극적인 도입 의지를 갖고 정부를 설득한 반면, 아이패드나 아이폰4G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오히려 KT는 합병1주년 성과를 발표하고 2년차 청사진을 내보이는 자리에서, 애플의 아이패드나 아이폰4G가 아닌 대항마로 불리는 구글을 선택하고 넥서스원 도입을 공표했다. 마치 애플을 겨냥해 “애플 말고도 대안이 있다”고 소리치는 것처럼.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지만 이 배경에는 향후 아이패드나 아이폰4G 도입에 있어 유리한 협상위치를 선점하려는 의지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아울러, 불만스런 애플의 A/S 정책으로 KT가 소비자들로부터 서비스 제공사업자로서 입은 타격, 높은 보조금 때문에 정부의 마케팅비 규제정책에 견제를 받아야 하는 상황도 KT가 이러한 행보를 하는 데 한 몫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KT가 통신사로써 아이폰이 가져다주는 수익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오히려 기존 통신 생태계의 구도를 흩트리고 쇼 스토어의 활성화에도 역행한다는 점에서 KT의 고민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PC로 취급되는 아이패드에 대한 A/S는 휴대폰보다 더 큰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것과 국내 시장에서 KT를 ‘애플 진영’에 몰아넣는 것도 부담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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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구글의 넥서스원은 애플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조금이나 A/S 정책에서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고, 애플의 대항마라는 상직적인 의미를 준다는 점에서 KT의 구원투수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KT가 합병1주년 간담회에서 ‘구글의 넥서스원’에 비중을 크게 두지 않고, ‘와이파이·와이브로 확대 전략’에 초점을 맞춘 것도 이러한 연유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