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의 룰을 바꾸겠다"…HP의 야망

일반입력 :2010/05/23 17:42    수정: 2010/05/23 18:48

[싱가포르=김우용기자] “지금 네트워크 시장은 ‘제3의 물결’을 만났다. 진화가 쉽고, 서비스 확장이 유연하며 개방적인 통합 네트워크 환경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20일 싱가포르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넷이벤츠 2010 프레스 서밋’에서 레이 멜먼 HP 네트워킹 사업부 총괄이사는 이같이 밝혔다.

현재 세계 IT업계는 영역파괴, 산업간 이합집산이 한창이다. HP 역시 최근 쓰리콤 인수절차를 마무리했다. 네트워크 장비분야에서 시스코시스템즈의 아성을 무너뜨리겠다는 의지가 하늘을 찌른다.

이같은 기업 컨버전스 유행은 기업들의 비즈니스가 영역파괴 바람을 타면서 비롯됐다. 비즈니스 자체가 복잡해졌고 통신 인프라와 서비스의 만남이 화두다. 비용절감도 중요하다. 고객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져 빠른 대응이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통신인프라 장비업체들은 주력사업을 넘어선 영역확장에 나섰다.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 관리툴을 강화했다. 인수합병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방식도 주류를 이룬다.

■HP, 유연성 높은 통합 네트워크 구축으로 시스코 꺾는다

HP는 데이터센터를 모두 자사의 제품으로 채우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H3C, 티핑포인트, 쓰리콤 등을 인수한 것은 이같은 포부를 증명한다. 쓰리콤의 스위치, 티핑포인트의 보안, H3C의 중국시장판로 등을 확보함에 따라 네트워크 사업의 전체 라인업을 갖춘 것이다.

레이 멜먼 이사는 “기술과 비즈니스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네트워크가 발목을 잡기 쉽다”라며 “이런 병목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서버, 보안, 네트워크 등이 융합된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며 합병의 취지를 밝혔다.

현재 네트워크 분야의 주요이슈는 3가지다. ▲네트워크 환경 구축의 간편성 ▲액세스 통합을 통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연결성 ▲시스템 리소스 투입의 유연성 등이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HP의 전략은 IT 인프라 개방이다. 설비 구축 이후 가용범위를 넓히겠다는 의미다.

레이 멜먼 이사는 “고객들은 서로 다른 툴과 OS, 관리 환경을 필요로 하는 취약한 네트워킹 인프라를 사용하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네트워크는 관리가 어렵고, 공격에 취약하며 유지에 높은 비용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HP는 개방형 솔루션과 표준, 시스템을 마련해 네트워크를 장기간 운영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낮출 수 있다”라며 “30%~60%까지 비용절감이 가능한 만큼 시장판도를 바꿀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HP측은 시스코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장비 포트폴리오가 시스코에 비해 비용, 에너지소비, 가용성 면에서 강점을 갖는다는 설명이다.

단 시스코가 군림해온 시장을 흔들기 위한 방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HP는 우선 자신들의 가치를 현장 실무자에게 알려갈 전략을 세웠다. 시스코로부터 자격인증을 받은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신속인증프로그램 개설한다는 것이다. 관리자 교육지원과 비즈니스운영 제안 계획도 밝혔다.

레이멜먼 이사는 “네트워킹 사업에서의 성공은것은 네트워킹 담당자, 서비스 판매자의 교육 지원”이라며 “HP 네트워킹 사업과 관련된 인증프로그램을 올해부터 내년까지 대폭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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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HP의 구상은 한국에도 적용된다. HP의 아몰 미트라 아태지역 마케팅 디렉터는 “HP의 전략은 글로벌에 공통적용된다”라며 “한국에서도 총판 등 채널 파트너에게 교육 훈련을 시켜 고유한 가치를 이해시키고 거래계약까지 이어지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시장의 경쟁에서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라며 ‘한국시장 공략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