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패커드(HP)가 쓰리콤 인수를 완료함에 따라 네트워크 장비 브랜드 전략을 교체했다. HP 프로커브 브랜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A시리즈, E시리즈, V시리즈, S시리즈를 앞세워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SMB)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HP는 19일(현지시간) 데이비드 도나텔리 부사장 등 경영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쓰리콤 합병 이후의 청사진에 대해서 설명하는 웹캐스트 행사를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HP는 이번 행사에서 쓰리콤과의 합병 이후 단종되는 제품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겹치는 부분이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향후에는 전략적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배제하지는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쓰리콤과의 합병으로 HP는 기존 프로커브 스위치에 대해 쓰리콤 라우터 기술, 보안, 데이터센터, 엔터프라이즈 캠퍼스 코어 스위치 솔루션을 아우르는 네트워크 장비 제품군을 갖게 됐다. 이들 제품은 합병에 따라 A시리즈, E시리즈, V시리즈, S시리즈로 브랜드가 통합된다.
A시리즈는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겨냥했다. 이에 따라 쓰리콤 코어 스위치인 H3C S12500도 A12500으로 이름을 바꾸고 시스코 대항마로 나서게 된다.
E와 V시리즈는 중견중소기업(SMB) 고객용 제품군을 포함한다. E시리즈는 HP와 쓰리콤 스위치 제품군은 물론 쓰리콤 인터넷전화(VoIP) 포트폴리오, HP 프로커브 무선 액세스 기술로 구성된다. 복잡성을 줄여주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V시리즈는 소형 고객을 위한 것이다. HP 프로커브 스위치와 무선 라우터 그리고 몇몇 쓰리콤 제품을 포함하고 있다. 무선 방화벽 라우터도 투입된다. S시리즈는 쓰리콤이 보유한 티핑포인트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HP는 쓰리콤과의 합병을 계기로 개방형 아키텍처를 경쟁우위로 내걸었다. 시스코를 포함하는 경쟁사 네트워크 장비와 서버 그리고 스토리지도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관리 툴을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HP는 이번 웹캐스트에서 쓰리콤과의 통합에 따른 신기술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이슈로 떠오른 FCoE(Fibre Channel over Ethernet ) 기술을 개발중이라는 선에서 언급을 마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HP와 쓰리콤간 광범위한 제품 통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모습이다. 가트너의 마크 파비 애널리스트는 "HP로선 제품 전략을 단기간에 바꿔 기존 고객 기반을 흔들 필요가 없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선택과 집중에 나서게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파비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쓰리콤의 무선랜 스위치는 보다 나은 관리 환경을 제공한다. 유선 네트워크와의 통합도 우수하다. 그런만큼 HP 제품보다 경쟁력을 갖출 가능성이 높다.
HP는 쓰리콤과의 합병으로 새로운 관리툴 개발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쓰리콤 인수를 통해 블레이드 시스템 매트릭스, 컨버지드 소프트웨어, 서버, 스토리지 기술도 향상시켜 시스코 유나파이드 컴퓨팅 시스템(UCS)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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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는 자체 데이터센터가 시스코 제품을 하나도 쓰지 않고 '시스코 프리' 스타일로 구성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HP 최신 데이터센터는 쓰리콤, HP 프로커브, 티핑포인트 보안 솔루션에 기반해 구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