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업계가 과몰입 방지를 위해 게임 플레이 시간을 줄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지난 12일에는 민관 공동으로 피로도 시스템, 셧다운제 도입 등이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등 게임 과몰입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이 가운데 게임을 실제로 플레이하는 시간을 크게 줄이면서도 충분한 재미를 제공하는 게임들이 연이어 선보여 화제다. 이들 게임은 하루에서 수 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직장인이나 수험생들과 같이 평소 게임을 플레이할 시간이 부족한 이용자 층으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엔트리브소프트에서 서비스하는 ‘프로야구 매니저’다. 그동안 선보인 온라인 야구 게임은 이용자가 직접 1회부터 9회까지 야구선수 캐릭터를 조작해야 했다.
그러나 ‘프로야구 매니저’에서는 그저 보기만 하면 된다. 모든 경기가 자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매일 7시부터 12시까지 정각마다 접속 여부와 상관없이 경기가 진행되며 이용자는 시간 날 때 잠시 접속해 결과만 확인하면 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직 국내에서는 매니지먼트 장르 게임이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스포츠 등을 소재로 다양한 게임이 적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용자가 직접 선수 라인업을 구성하고 작전을 짜는 행위가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심오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야구매니저’는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프로야구 열기와 맞물려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시간이면 만랩(최고 레벨)’이라는 파격적인 콘셉트의 게임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애니파크가 개발한 액션 롤플레잉 게임 ‘애프터537:오즈’가 그 주인공이다.
보통 온라인게임에서 최고 레벨은 결코 쉽게 허락되지 않는 관문이다. 최소한 하루에 수 시간을 한 달 이상 꾸준히 플레이해야 간신히 이룰 수 있는 경지다. 이는 최고 레벨에 도달했다는 의미가 더 이상 즐길 것이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프터537:오즈’는 최고레벨에 이르는 과정을 과감히 간소화하고 최고레벨 이후에 콘텐츠를 집중시켰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게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충분히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점이 포인트다.
이밖에 이온소프트의 ‘무림영웅’과 같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 게임들도 자동으로 캐릭터가 성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는 반복 전투를 통해 소요되는 이용자의 시간을 아껴줌으로서 게임 과몰입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고, 꾸준한 접속을 유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과몰입을 예방하기 위해 제도적인 방법보다는 오히려 이용자 스스로 오랫동안 게임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갖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거에는 의도적으로 플레이타임을 늘리는 시도가 많았지만 이제는 보다 간편하게 게임의 핵심 재미를 전달해주는 게임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