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승세만 보면 가을쯤에는 100만 다운로드 목표를 상향 조정해야할 것 같아요.”
최근 애플 앱스토어 메인화면 화제작(What's Hot) 코너에 등장한 국산게임이 인기 상한가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세계 곳곳의 애플리케이션과 당당하게 어깨를 나란히 한 게임은 바로 크로키(대표 김영규)의 ‘캐슬판타지’
지난달 21일 북미 앱스토어에 데뷔한 스크롤 액션게임 ‘캐슬판타지’는 출시 초기부터 미 게임웹진 터치아케이드, 등장하는 등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신기환 크로키 기술이사는 “현재로서는 뚜렷한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임에도 무료 차트(Top Free)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며 “오히려 지속적으로 다운로드가 상상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앱스토어 배너는 애플이 자체적으로 신작, 화제작, 기대작 등을 업데이트하므로 돈을 주고 올리는 광고 배너와는 다르다는 것이 신 이사의 설명. ‘캐슬판타지’에 대한 애플측의 평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006년 설립된 크로키(대표 김영규)는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 닌텐도DS 등 콘솔게임 외주제작 업체로 게임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PSP용 ‘1945 스트라이커즈’, NDS용 리듬액션게임 등 다양한 게임을 제작했지만 콘솔게임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그다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신 이사는 “시장이 안 좋다보니 콘솔게임만으로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열풍이기도 하고, 우리의 콘솔게임을 개발하던 기술력도 살릴 수 있는 앱스토어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크로키의 ‘변신’이 성공한 모양새다. 앱스토어 처녀작인 ‘캐슬판타지’가 해외 앱스토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마케팅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영국, 유럽에서도 핫 배너에 오르며 인기다. 국내 출시 이후에는 무료 차트 최고 2위에까지 오르는 등 선전 중이다.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캐슬판타지’는 총 2천800여장이라는 방대한 양의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자랑한다. 고품질 풀 3D 배경, 넉넉한 플레이 시간 등이 매력. 지난해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이 추진한 ‘2009년 앱스토어용 모바일게임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게임 내에는 총 7개의 월드가 준비됐다. 이용자는 좌우이동, 점프, 근, 원거리 공격, 보석 모으기 등을 통해 정통 횡스크롤 액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각각의 월드는 별 4개 챕터와 3단계 난이도로 설정돼 이용자들의 게임 몰입도를 높인다.

다만 첫 번째 작품이다 보니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좀 더 재미있게 좀 더 잘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크로키 직원 모두의 마음.
신 이사는 “사실 처음이라 부족한 점이 많았다”라며 “게임 자체뿐만 아니라 스크린샷이나 아이콘도 더 예쁘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당초 2.99달러에 판매되던 ‘캐슬판타지’가 다음 업데이트까지 할인에 들어간 이유기도 하다. 현재 가격은 0.99달러의 착한 가격. 조만간 보스대전, 아이템, 보석 빨리 먹기 등 다양한 재미요소가 더해질 예정이다.
차기작 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이달 중순쯤 앱스토어 론칭 예정인 크로키의 차기작은 ‘알까기’를 소재로 한 게임.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그래픽에 네트워크 플레이를 탑재해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 이름인 크로키는 사물의 핵심을 빨리 캐치해 그려내는 방식을 뜻하는 미술 용어에서 따왔다. 게임의 핵심 요소를 재빨리 캐치해 서비스하겠다는 크로키의 포부를 담은 이름인 셈.
신 이사는 “올해 초 세운 회사 목표가 앱스토어 100만 다운로드였다”며 “‘캐슬판타지’의 선전에 힘입어 가을쯤에는 100만 다운로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올 상반기 내 직원들 수도 늘리고 투자도 받는 등 회사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