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당 40~50대 나가던 게 요즘은 600~700대씩 나가요”
3D 극장용 입체시스템을 지난 2006년 11월 시작한 이래 마스터이미지3D(대표 이영훈)는 최근 부쩍 늘어난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과 유럽, 중국, 홍콩 등 전 세계 530여 극장에 설치 운용해 오던 극장용 입체시스템(제품명: 디지털3D시네마 시스템(MI-2100))이 올해는 5~6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하드웨어 시장 초미의 관심사인 3D TV시장이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아이티 등의 국내업체와 소니, 파나소닉 등의 일본업체간의 박빙의 승부가 예고된 가운데, 3D 상영관 시스템 시장에서도 한국(마스터이미지3D)과 일본(소니), 미국(리얼D, 돌비)의 뚜렷한 삼파전 양상이 펼쳐져 주목된다.
■멀티플렉스 체인, 3D 상영관 앞다퉈 증설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 체인 별로 3D상영관 증설에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CGV가 연말까지 전 상영관(575개관)의 30% 가까이 3D 상영관을 증설하기로 하는 한편 롯데시네마는 현재 47개인 3D(리얼D) 스크린을 연말까지 100개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메가박스는 5월말까지 27개 상영관에 ‘리얼D 스크린’을 도입할 예정이며, 씨너스도 작년 11개 3D 상영관을 올해 31개로 3배 가까이 늘렸다.
현 86여개 3D 상영관을 확보하고 있는 CGV의 경우 1분기에 동원한 관객이 전년 동기대비 13.9% 증가한 1천100만 명, 영업이익은 35.9% 증가한 180억원으로 추산된다(*신영증권 기업분석자료).
이는 증권가 추정치를 12.5%나 상회한 것으로 각 사별 애널니스트들은 “경쟁사보다 ‘3D 스크린’이 많은 강점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CGV 이상규 홍보팀장은 “작년 3D로 개봉한 영화는 총 9편 정도였으나 올해는 대략 20여편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상영시설의 3D 스크린 증설계획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선점 각축
이렇다 보니 극장용 3D 시스템을 판매하는 업체들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까진 미국 리얼D사의 지배력이 한국과 일본기업들을 훨씬 웃도나 마스터이미지3D의 경우 지난해 11월 국내외 펀딩에 성공하면서, 리얼D사를 거세게 따라붙고 있다.
마스터이미지3D 연구소 정용비 이사(하드웨어팀장)은 “(3D 시네마 시스템은)올해 국내시장에 90대, 해외시장에 대략 2천대 이상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경쟁사인 리얼D보다 높은 선명도와 경쟁사 제품에 70% 수준인 가격경쟁력, 한국특유의 철저한 사후서비스로 시장점유율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극장용 편광안경방식의 경우 안경을 투과하는 ‘빛의 밝기’ 부문에서 리얼D사가 절대 우위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때문에 마스터이미지3D는 이를 조속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3D상영관에서 편광안경방식을 투과할 수 있는 빛은 스크린에서 반사된 빛의 양의 40% 정도이다. 때문에 이를 늘리는 게 향후 판도를 가를 수 있는 최대 관건이다.
지난해 풀HD 붐에 편승, 기존 풀HD보다 4배 가까운 화질의 프로젝터(제품명: 4k 디지털시네마 프로젝터(모델명: SRX-R220))로 승부수를 건 소니는 올해 예측하지 못한 3D 열풍에 당황한 모습이 역력하다.
디지털시네마 보급이 예상목표량에 채 도달하기 전 3D 상영관으로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들이 정책을 선회하자 다급하게 4k 디지털시네마 프로젝터(모델명: SRX-R220)에 3D 영상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3D 프로젝터 렌즈(모델명: LKRL-A002, LKRL-A003)를 작년 하순부터 추가 공급하고 있다.
‘4K 프로젝터 렌즈’는 양쪽 렌즈에 2K 영상을 동시에 투사해서 3D 영상을 재생하게끔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의 '4K 프로젝터 렌즈'는 리얼D나 마스터이미지3D에 개발을 의뢰해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프로젝터 기술력은 앞서지만 3D 시스템에선 좀 뒤떨어져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소니코리아 서민국 프로덕트 매니저(PM)는 “3D 영화 ‘아바타’ 흥행 이후 3D 프로젝터 렌즈 추가계약이 30여건, 씨너스에 신규 주문(4K프로젝터+렌즈)량이 100여건에 이른다”라며 “다른 제조사들이 좌·우영상을 순차적으로 분리해서 보여주는 방식을 취한 반면 우리(소니)는 동시상영방식이므로 깜빡임이 적은 게 특징”이라고 받아쳤다.
또 “리얼D 필터를 사용해 영상품질이 타사보다 훨씬 더 월등하게 느껴질 것”이라 덧붙였다. 현재 소니코리아와 3D 영사기 계약을 맺은 멀티플렉스는 메가박스와 씨너스, 프리머스 등 3사다.
나머지 주요 극장체인(롯데시네마, CGV)의 경우 영사기 이외 서버 및 관련 솔루션의 호환성 문제로 공급에 원천적인 제약이 따른다. 관계자는 “지난해 첫 도입된 4K 프로젝터의 공급시기가 3년만 빨랐어도 국내 멀티플렉스 극장 모두에 배치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CGV는 소니의 4K 프로젝터 2대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회사는 3D상영관은 마스터이미지의 3D 시네마를 도입 중이다. CGV 이상규 홍보팀장은 “가격대비 성능과 국내업체란 점을 감안, 마스터이미지의 제품을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빠르게 4K 프로젝터를 구매한 메가박스도 이번 3D 상영관 증설만큼은 타사 제품으로 눈을 돌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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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는 “4K 프로젝터로 3D를 구현할 경우 영상품질의 불안정 등의 문제가 지적되며, 극장에서 머리를 기울여 볼 경우 부정확한 영상의 잔상현상이 발행할 수 있으므로, 관객이 머리를 기울여도 잔상이 나타나지 않는 ‘리얼D 시스템’을 도입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하반기엔 3D 상영이 가능한 4K 프로젝터를 바코, 크리스티 등 프로젝터 전문기업 대부분이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