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x86서버칩 시장을 놓고 인텔과 AMD간 대권경쟁이 불붙은 가운데, AMD가 인텔을 상대로한 가격 전쟁을 예고했다.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AMD는 29일(현지시간) 코드명 '매그니쿠어'로 불리는 옵테론6000칩을 발표하고 부진했던 서버칩 시장 지분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옵테론 6000시리즈는 2~4소켓 서버를 위한 것으로 8~12개 프로세서 코어가 탑재된다. 데이터베이스(DB) 및 가상화 환경 등 중량감있는 핵심 업무를 겨냥하고 있다. 메모리 채널도 인텔 제온5500시리즈(코드명 네할렘EP)보다 33% 많다는게 AMD 설명이다.
이전 제품에 비해 코어수가 6코어에서 최대 12코어까지 늘었고 DDR3 메모리도 처음으로 지원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반면 지원 가능한 서버 소켓수는 기존 8개에서 4개로 줄었다. 소켓은 프로세서를 꽂을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예를 들면, 2소켓 서버는 프로세서를 2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AMD는 기업들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기존 2소켓 서버를 업그레이드하거나 4소켓 서버로 전환하는데 옵테론6000을 집중 투입한다는 전략.
x86서버 시장에서 2소켓 시장은 75% 점유율을 갖고 있다. 1소켓 서버는 20%, 4~8소켓 시스템은 5% 수준이다. AMD는 "옵테론6000은 같은 가격에 2소켓과 4소켓 서버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면서 가격으로 인텔을 압박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시사했다.
AMD에 따르면 최고 사양 옵테론6000칩 가격은 1천개당 1천386달러다. 반면 인텔 4소켓용칩은 3천600달러에 판매된다. AMD는 적은 비용으로 많은 코어와 메모리 용량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춘 셈이다.
지난해 서버칩 시장은 인텔의 무대였다. 머큐리리서치 자료를 보면 인텔은 지난해 4분기 출하량 기준으로 x86서버칩 시장에서 90.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1년전 88.6%에서 늘어난 것이다. 반면 AMD 점유율은 11.4%에서 9.8%로 떨어졌다. 이에 AMD는 옵테론6000 출시를 계기로 분위기 반전을 벼르는 모습이다.
서버 업체들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휴렛패커드(HP), 델, SGI, 에이서가 옵테론6000 기반 서버 출시를 발표했다. 델은 옵테론6000을 탑재한 4소켓 랙서버인 파워에지R815를 선보인다. 페일 세이프 가상화 기능도 포함시켰다.
HP는 프로라이언트 G7 서버 제품군인 DL165 G7, DL385 G7 랙 시스템을 공개한다. 고밀도 데이터센터 환경을 겨냥한 SL165z G7 스케일 아웃 서버도 선보인다. 4월부터 이용이 가능하다. 세계 2위 PC업체인 옵테론 진영에 가세했다. 에이서가 옵테론 서버를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MD에 맞서 인텔도 우리시간으로 31일 네할렘EX로 알려진 고성능 제온칩을 발표한다. 네할렘EX는 2소켓 서버에만 적용 가능했던 네할렘EP와 달리 8소켓 서버까지 탑재가 가능하다. 프로세서당 8개 코어가 탑재된 만큼, 네할렘EX를 통해 64코어급 x86서버를 구현할 수 있게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