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모바일 야구게임, 차별화는?

일반입력 :2010/03/29 12:47    수정: 2010/03/29 12:48

정윤희 기자

드디어 야구 시즌이 돌아왔다. 지난 27일 개막한 2010 프로야구는 시범 경기부터 큰 인기를 모으며 7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지난해부터 야구 열풍이 분 게임업계도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다시 한 번 이용자 눈길잡기에 나섰다. 지난해 야구게임을 양분했던 ‘슬러거’(네오위즈게임즈), ‘마구마구’(CJ인터넷)에 이어 리얼 야구를 표방하는 ‘와인드업’(KTH), 야구단 운영 게임 ‘프로야구 매니저’(엔트리브) 등 다양한 야구 관련 게임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야구게임의 인기는 모바일게임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꾸준히 시리즈작을 내놓는 컴투스(대표 박지영), 게임빌(대표 송병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야구게임이 봇물이다. 문제는 차별화다. 귀여운 캐릭터가 주름잡던 기존 모바일야구게임에 대항해 ‘리얼’을 표방하는 게임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도 순식간에 레드오션화 됐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야구게임을 내놓으려고 준비 중인 모바일게임사들이 차별화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모바일야구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전통적 강자는 역시 게임빌(대표 송병준)과 컴투스(대표 박지영)다.

‘프로야구’ 시리즈로 유명한 게임빌은 아기자기한 3등신 캐릭터, 특수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 등 특유의 게임성으로 이용자들을 사로잡았다. 컴투스는 게임빌과 사뭇 다른 그래픽과 시스템으로 ‘컴투스프로야구’를 스테디셀러로 등극시켰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모바일게임사들이 꺼내든 카드는 바로 ‘리얼’. 현재 ‘리얼’ 야구게임은 선수들의 실제 데이터, 사진을 반영하거나 사실적인 그래픽, 경기 규칙 도입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당초 지오인터랙티브가 보유하고 있던 한국야구위원회(KBO) 독점 라이선스가 풀린 것이 가장 큰 이유다. KBO 라이선스를 통해 실제 선수 데이터를 반영한 다수의 ‘리얼’ 게임들이 시장에 진출한 것. 가장 대표적인 ‘리얼’ 야구게임을 내놓은 곳은 EA모바일(대표 김길로)이다. EA모바일은 KBO와의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실제 프로야구단의 데이터를 기초로 제작된 ‘EA프로야구2010’을 통해 ‘리얼 야구’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목표다.

‘EA프로야구 2010’은 가장 큰 특징은 실제와 흡사한 그래픽이다. 게임 내에서 시간의 흐름을 구현했을 뿐 아니라 선수들의 세밀한 동작까지 묘사했다. 여기에 타격, 주루, 피칭 등 시스템 전반에 걸쳐 현실의 규칙과 같은 요소를 적용했다.

게임 내 향상된 팀 인공지능(AI)은 매 시즌마다 상대팀의 전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어내 싱글플레이가 아닌 8명이 동시에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통해 자신만의 팀을 육성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재미요소다.

EA모바일 관계자는 “‘EA프로야구2010’은 야구팬들에게 실제 경기를 플레이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컴투스 역시 올해부터 KBO 실제 선수 카드 및 치어리더 카드를 도입했다. ‘컴투스프로야구2010-KBO’은 5개 등급으로 카드시스템을 더욱 강화하는 등 전작에서 호평 받은 카드시스템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했다.

다양한 투수와 타자의 모션, 전국 7개 구장의 특징을 완벽히 재현한 외야와 구장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한 그래픽은 ‘컴투스프로야구’ 시리즈 사상 최고수준이라는 것이 컴투스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기록범위 및 수비위치 변경, 대주자교체, 주자 견제 등 실제 야구 룰을 추가해 더욱 리얼해진 게임성을 구현했다. 게임 내 네트워크 카드 거래소와 네트워크 로스터 업데이트 기능도 도입했다.

컴투스는 두산 베어스와 손잡고 ‘컴투스프로야구2010-KBO’ 이용자를 야구장으로 초대해 매월 100석 규모의 관람 좌석을 제공, 인기 선수 사인회를 가지는 등 다양한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14일 SKT 서비스를 시작한 ‘파워풀 프로야구 KBO 2010’도 마찬가지로 KBO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코나미 엔터테인먼트(대표 정석근)가 조이모아(대표 지상훈)을 통해 서비스하는 ‘파워풀 프로야구’는 KBO에 등록된 320여명의 실명 선수와 구장, 구단이 등장한다.

게임 특유의 시나리오를 즐길 수 있는 ‘석세스 모드’는 전작 대학 야구편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사회인 야구편으로 이용자들을 찾았다. 이밖에도 이번 시즌 새로 교체된 두산, 기아 유니폼을 선보이는 등 현실감을 더해 눈길을 끈다.

코나미는 전작의 인기 모드인 마스터 리그에 더욱 다양한 구단 운영요소를 추가했다. 이용자는 감독으로서 선수를 육성해 나가는 동시에 팀의 작전 지휘를 설정해 자신만의 팀컬러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직접 구단주가 돼 시설 관리 및 인사운영을 할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밖에도 ‘야구전설’, ‘KBO프로야구2010’ 등 다양한 야구게임이 기존 야구게임과의 차별화 요소를 내세워 출격대기 중이다.

엔터플라이가 개발하고 게임빌이 서비스하는 ‘야구전설’은 탄탄한 스토리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모바일야구게임에서는 흔치 않게 게임 내 스토리 분기 및 멀티엔딩이 가능한 것.

스토리는 일본 고교야구 상징인 코시엔(갑자원) 대회의 정복을 향한 제일고 야구부의 도전과 풋풋한 청춘들의 꿈과 사랑으로 구성됐다. 시나리오 중간중간 보너스 컷이 나오는 등 미소녀연애시뮬레이션(미연시)적인 요소도 도입돼 이용자들의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야구전설’은 사이드뷰, 탑뷰, 3D뷰 등 다양한 시점을 통해 경기를 진행할 수 있으며 훈련하기, 드래프트 리그, 전국투어, 토너먼트 등 다양한 리그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빌은 학원스토리와 미니게임 요소가 가미된 ‘야구전설’을 통해 기존 남성에 쏠려있던 야구게임 이용자층을 남녀노소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원조 리얼’ 지오인터랙티브도 오는 5월 ‘KBO프로야구2010’를 내놓는다. 지오인터랙티브는 그동안 KBO 라이선스 게임을 개발하고 지난해 모바일 ‘진짜야구슬러거’를 서비스하며 노하우를 쌓은 스포츠게임의 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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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실제 데이터 및 생동감 넘치는 동작, 정교한 수비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지오인터랙티브의 ‘KBO프로야구’ 시리즈는 신작에 대한 이용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모바일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안 그렇게 보이겠지만 모바일게임사 입장에서 야구게임은 ‘효자 장르’ 중 하나”라며 “기존 1위 게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게임사들이 다양한 게임을 내놓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