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강제 규정, 없어지나

일반입력 :2010/03/28 14:55    수정: 2010/03/28 17:31

이설영 기자

수년간 도마 위에 올랐던 '공인인증서' 강제 규정이 최근 관계부처를 중심으로 규제 완화 시각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가 모여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공인인증서 의무화 규정에 대해서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전자금융거래법 21조3항에 근거, 전자금융 감독규정에서 공인인증서 사용을 강제하고 있다. 공인인증서는 대부분 마이크로소프트(MS) 액티브X로 구현되고 있어 우리나라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MS 인터넷익스플로러(IE)의 의존을 강화하는 주범으로 여겨졌다. 사파리, 크롬 등 다른 웹브라우저는 액티브X를 지원하지 않는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단은 은행권 등 해당 기술을 직접 적용하는 사업자들의 의견도 들어야 하고, 이를 사용하게 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있는지, 만약 적용을 했을 때 어떤 효과가 있을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최근 IT업계에서 공인인증서 강제 규정이 시장 활성화에 장벽이 된다는 얘기가 있으니 검토를 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논의가 시작된 것은 최근부터이며, 특별한 일정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지는 않는 상황. 만약 공인인증서 강제 규정이 없어지는 것으로 결론난다고 해도 실제 적용되기까지는 많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인인증서는 금융거래나 전자상거래 등에서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자칫 허술하게 논의될 경우 실제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관계부처로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얘기.

특히 은행권 등 공인인증서를 적용한 사업자들의 경우 이미 수년간 관련 인프라를 구축했기 때문에 혹여 공인인증서 강제 규정이 없어진다 해도 실제 적용되는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새로운 체계로 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합의가 이뤄져야 하고, 인프라를 만들어야 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만약 'SSL+OTP'를 한다 해도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SL+OTP는 미국이나 영국 등 다른 나라에서 인터넷 뱅킹 시 이용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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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논의들은 당장 규정을 폐지하라는 식으로 극단적으로 흘러가고 있어, 전자거래 시 안전성과 국민의 편의를 고려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곤란한 점도 있다"며 "충분히 논의를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인인증서 강제규정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기업호민관실 이민화 호민관은 "어떤 기술이 더 낫고, 나쁘다는 것이 이번 논란의 본질은 아니며, 정부가 규제 완화 차원에서 다양한 기술이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