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뱅킹을 공인인증서를 통해서도 할 수 있도록한 정부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정부 부처간에도 이견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해결책이 보일듯 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양상이다.
논쟁은 가열되고, 확실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은 PC인터넷뱅킹을 놓고 수년전부터 불거진 논란과 크게 다르지 않다.
PC 인터넷뱅킹은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MS)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아닌 웹브라우저로는 이용이 쉽지 않다. 공인인증서의 대안은 커녕 멀티 브라우저 지원도 답보상태다.
현재 공인인증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브X에 기반하고 있는 것으로, MS 익스플로러가 아닌 웹브라우저에서는 거의 사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파이어폭스, 크롬 등의 웹브라우저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인터넷 뱅킹 이용시에는 익스플로러를 별도로 이용해야 하는 상황.
행정안전부는 지난 22일 "현재 대부분의 은행과 정부 민원서비스가 MS 액티브X 기반에서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다른 웹브라우저에서 사용이 어렵다"면서 "현재 국세청 연말정산사이트 및 농협 등에서는 공인인증서를 웹브라우저와 관계없이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점차 대상기관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현행 공인인증서를 다른 기술과 비교했을 때 중 어떤 기술이 더 나은 지를 차치하고, 현재의 정책은 정부가 마치 사용자들로 하여금 특정 웹브라우저 사용을 강제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어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행안부는 이러한 비판을 의식해 공인인증서를 모든 웹브라우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
그러나 실제로는 은행권 등 민간은 물론 정부에서 조차 실제적인 논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 장영환 정보보호정책과장은 "SSL/OTP 방식을 포함해 전자결제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논의를 좀 해보자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논의가 이뤄지고, 실행에 옮겨지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
국내 웹사이트들의 액티브X 의존도가 너무 높아 익스플로러에 대한 종속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이 다양한 웹브라우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비판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제기됐다.
인터넷뱅킹이 일반화된 우리나라의 경우 액티브X에 기반하고 있는 공인인증서가 웹브라우저 선택에 제약을 주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직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제적인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
장영환 과장은 "모든 웹브라우저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자바(Java)'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데 여기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은행과 같은 민간의 경우 정부가 강요하기 어려운 현실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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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서 최상위 인증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측의 대답도 크게 다르지 않다.
KISA 강필용 전자인증팀장은 "공인인증서를 모든 웹브라우저에서 발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5개 인증기관(금융결제원, 한국증권전산, 한국무역정보통신, 한국정보인증, 한국전자인증)과 논의 중이다"면서 "일단 목표는 올해 안에 방안을 내놓는다는 것이지만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