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 GO 출시에 스튜어디스들이 만세 부른 사연은?

일반입력 :2010/03/16 10:23    수정: 2010/03/16 11:33

봉성창 기자

“아! 손님 그거 그렇게 하는거 아닌데….”

SCEK가 야심차게 내놓은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GO(이하 PSP GO)’가 스튜어디스들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연인 즉슨 이렇다. SCEK는 지난해 7월 저가항공사인 진에어에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이하 PSP) 렌탈 서비스를 개시했다. 진에어와 같은 저가항공은 LCD TV 등 별다른 기내서비스가 마련돼 있지 않아 장시간 비행 동안 승객들이 따로 할 것이 없다.

이에 착안해 홍보효과를 노린 SCEK는 진에어와 손을 잡고 최신 모델인 PSP-3005번 모델 약 200대와 최신 게임 타이틀을 다수 준비해 탑승객들에게 2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대여하기 시작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아이들을 동반한 부모들이나 젊은층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 급기야 진에어는 국내선 뿐 아니라 지난 1월 서울-방콕간 국제선에도 이와같은 대여 서비스를 확대 실시했다.

문제는 PSP를 대여한 대부분 탑승객들이 이를 처음 다뤄봤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스튜디어스 들은 대여시 마다 자세한 사용방법에 대해 설명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객들은 매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대여물품을 파손시켜 결국 SCEK가 원인 규명에 나섰다.

그 결과 고장이 일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게임 타이틀 매체인 UMD로 밝혀졌다. UMD는 플라스틱으로 된 케이스 안에 소형 광학매체가 들어있는 형태의 PSP 전용 매체다. 그러나 탑승객들은 그 안에 광학매체를 꺼내야 되는 줄 알고 이를 힘주어 무리하게 뜯어냈던 것.

이로 인해 SCEK와 진에어는 적지 않은 보수 비용을 감당해야만 했다. 또한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스튜어디스 역시 곤란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SCEK는 최근 대여물품을 모두 PSP GO로 교체하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PSP GO는 UMD를 삭제하고 내장메모리를 탑재해 별도로 게임타이틀까지 대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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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 GO로 모두 교체되자 이를 가장 반긴 것은 다름 아닌 진에어 스튜어디스들이라는 후문이다. 비록 대여 서비스이기는 하지만 친절이 생명인 항공사 입장에서 이를 승객에게 변상하도록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다운로드로만 게임을 구입해야하는 생소한 방식으로 인해 기존 모델에 비해 인기가 없는 PSP GO가 하늘에서 만큼은 인가 상한가를 치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