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때문에 통화가 먹통?

일반입력 :2010/02/21 13:13    수정: 2010/02/21 16:58

스마트폰 확산으로 인한 데이터 트래픽 증가가 음성통화 품질 저하로도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서 나왔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어소시에이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통화 중단 및 연결 실패 등 음성통화 장애가 늘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달 휴대폰 음성통화 시도 중 13%가 통화장애로 이어졌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2%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통화장애 중 46%는 아예 전화걸기조차 불가능한 통화실패 사례였다.

이를 두고 J.D 파워는 스마트폰 확산에 따른 네트워크 용량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늘어난 데이터 트래픽을 처리로 인해 무선 네트워크가 과부화되면서 음성통화 장애를 일으킨다는 것.

이러한 음성통화 장애 문제는 향후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폰 확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어서 더 심각해 질 전망이다.

J.D파워의 커크 파슨스 연구원은 “사업자들이 지속적으로 네트워크 증설에 투자하지만 스마트폰은 지속적으로 네트워크 용량을 실험대에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 무선 네트워크는 트래픽 용량 초과에 임박했다는 게 통설이다. AT&T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에서 네트워크 접속불량 문제로 곤욕을 치르는 중이다.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스트리밍 비디오와 같은 대용량 서비스가 늘어나는 것도 우려를 키웠다.

■한국도 통화장애 위험…이통사 대책 주목

우리나라가 쓰는 WCDMA 기술의 경우 음성과 데이터를 별도 네트워크에서 다룬다. 스마트폰 음성통화장애 미미한 이유다. 방송통신위원회 고객만족(CS)센터에 공식 제기된 스마트폰 음성통화장애 민원도 없다.

하지만 데이터트래픽이 갑자스럽게 폭주하면 통화장애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데이터 영역을 꽉 채우고 넘쳐나는 트래픽을 급하면 음성 영역에 돌려야 할 상황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정현준 연구원은 “CDMA 기술은 기술적으로 음성통화가 다운될 수 없지만 데이터트래픽 이용량이 미국처럼 폭증할 경우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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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우리나라는 이통사 네트워크 용량 부족 문제가 이미 이슈다. 최근 최문순 국회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아이폰 출시 후 KT의 데이터트래픽 이용량이 122.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추세로 비추어 통신3사의 무선 네트워크 용량은 내년이면 한계에 이를 전망이다. 음성 영역에도 위기가 다가섰다는 뜻이다.

정현준 연구원은 “이통사들은 와이파이 같은 대체망을 이용한 트래픽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한국은 통신 관로가 잘 깔려있는 만큼 이를 이용한 모바일 백홀 강화 전략이 유용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