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①게임엔진의 초창기 모습과 현재는?

일반입력 :2010/02/17 09:59    수정: 2010/02/17 19:43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기 위해 포토샵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면? 포토샵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그림 그리는 것보다 수백배가 걸릴지 모른다.

현재 게임 개발에 있어서 밑바탕이 되는 게임엔진을 활용하는 것이 국내 게임업계는 일반화 된 상황이다. 10년 전 개발된 넥슨의 바람의 나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의 경우 프로그램을 일일이 사람의 손을 거친 케이스다.

하지만 국내 온라인 게임산업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게임 개발 시간의 단축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게임엔진을 이용해 빠른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 많은 개발사들이 게임엔진을 도입해 사용하는 중이다.

특히 3D게임에 있어서 게임엔진을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 게임의 퀄리티가 좌지우지 될 정도로 게임엔진은 중요한 요소로 취급 받고 있다. 대형 업체들은 게임엔진팀을 따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창기 게임엔진은 어떤 모습?

게임엔진은 2010년 현재 그래픽, 물리, UI, 서버등 전문적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하지만 게임엔진의 시초가 된 것은 IBM이 시에라측에 제공한 이다.

AGI는 풀네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드벤처 게임을 만들기 위한 툴이었다. 시에라는 1980년 초기에 어셈블리어로 개발하고 있던 킹스퀘스트가 개발자의 퇴사로 하자 IBM에 AGI를 지원받아 게임을 완성시켰다.

AGI는 당시에 혁신적인 게임툴로 평가를 받았다. 특히 당시 흑백 화면의 모니터가 주류를 이루고 있던 상황에서 EGA를 지원했다. EGA는 16색과 640*350해상도를 지원하는 IBM의 디스플레이 표준 규격이다. 킹스퀘스트는 16가지 색의 컬러 어드벤처게임으로 출시되면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루카스아트에서 마우스를 지원하는 게임엔진을 선보였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시에라측은 SCI(Sierra's Creative Interpreter)를 자체 개발했다.

AGI는 프로그램 처리방식이 직렬방식인데 비해 SCI는 객체지향적으로 각각의 게임 요소를 분화해서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SCI는 지난 1996년까지 5회에 걸친 업그레이드를 통해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됐다.

하지만 루카스아트와 시에라의 게임엔진들은 다른 개발사들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범용 게임엔진들의 태동

게임엔진이라는 용어가 대중화 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0년 초 ID소프트웨어의 일인칭 슈팅(FPS)게임 둠과 퀘이크가 등장하면서부터다. FPS 게임을 개발하고 있던 개발사들은 ID소프트웨어에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고 퀘이크의 뼈대에 자신들만의 그래픽과 사운드 및 콘텐츠를 추가해 서비스했다.

이후 ID소프트웨어는 퀘이크3 아레나부터 게임엔진을 따로 설계하기 시작했다. 1998년 에픽게임스의 언리얼 또한 게임엔진을 따로 개발 했다. ID소프트웨어와 에픽게임스는 개발의 편리성을 위해 게임엔진을 분리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범용 엔진으로 자리를 잡았다.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개발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언리얼 엔진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에픽게임스는 게임엔진의 라이선스 비용으로 상당한 매출을 올리는 계기가 됐다.

언리얼엔진이 사용된 게임은 다양하다. 국내 대표 3D게임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는 리니지2가 대표적이다. 리니지2는 언리얼2 엔진을 사용해 국내 3D MMORPG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언리얼은 FPS엔진으로 개발됐지만 엔씨소프프에서 MMORPG에 적용해 그래픽 기술을 한 단계 뛰어넘게 만들었다. 이후 많은 국내 개발사들은 앞 다투어 언리얼엔진을 사용하는 중이다.

언리얼 엔진의 성공이후 독일 게임회사인 크라이텍도 크라이엔진으로 상용화 엔진 시장에 뛰어 들었다. 크라이텍은 자사의 대표 FPS게임인 크라이시스를 만든 엔진을 세계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크라이엔진이 국내에서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역시 엔씨소프트 때문이다.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아이온은 그래픽의 퀄리티를 위해 크라이엔진을 사용했다. 아이온이 성공하자 다른 게임 개발사들도 크라이엔진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전문화되는 게임엔진들

언리얼엔진과 크라이엔진은 종합 엔진이다. 이 게임엔진들은 자체적으로 그래픽 랜더링 엔진과 서버엔진, 물리엔진들을 종합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자들은 종합툴에 한계를 느끼고 종합엔진에 전문적인 엔진들을 사용하는 중이다.

물리엔진의 대명사로 일컬어지고 있는 하복엔진과 피직스엔진들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물리엔진들은 기존 종합엔진들이 구현하지 못했던 복잡한 연산을 수행해 냄으로써 캐릭터가 물체에 타격을 입혔을 때 부서지는 모습을 더욱 사실적으로 구현해 내는데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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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UI(사용자 인터페이스)엔진도 등장해 개발자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기존에는 UI를 만들기 위해 그래픽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 개발자가 협업해 많은 작업을 해야했다. UI엔진의 등장으로 기획자의 의도대로 빠른 UI구현이 가능해졌다.

게임은 이제 더 이상 시간을 들여서 개발하는 콘텐츠가 아닌 시대를 맞고 있다. 기존에 3년이 걸렸다면 게임엔진을 통해 1년까지 기간을 줄이고 있다. 그만큼 게임은 이제 기획력과 창의성이 중요시 되고 있는 시대를 맞고 있다. 국내 대형게임 개발사들도 자체 엔진을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다. 또한 MMORPG 전문엔진개발사가 등장할 정도로 빠르게 진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