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기, 새로운 경험이 시작됐다

일반입력 :2010/01/28 18:19    수정: 2010/01/28 18:26

류준영 기자

디지털 기기 구매 포인트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중이다. 사용자 경험(UX)이 핵심으로 급부상했다. UX는 구매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사용법이 편리한 제품들이 분위기를 이끄는 양상이다. 이는 사용자들이 이제 기술이나 기능보다는 편리함과 색다른 경험에 가치를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어렵지 않게 쓸 수 있어야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다는 얘기다.

변화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디지털 사용자 경험(UX)의 세대 교체가 급물살을 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는 여기저기서 포착된다.

손가락 터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태블릿과 입체감으로 중무장한 3D 텔레비전과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다. 고정관념을 거부하는 제품들도 눈에 띈다. 자동차에서 트위터에 올라오는 얘기들을 귀로 듣는 것도 이제 현실이 됐다. 손목에 감아 쓰는 미니 노트북과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속에 나오는 가상 환경을 직접 경험할 날도 멀지 않았다. 디지털 UX를 둘러싼 환경이 뿌리채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지난해말부터 지금까지 히트작 반열에 이름을 올린 디지털제품 들도 조작과 설정, 사용법이 편리한 UI(사용자 환경)를 강조한 제품들이 주류를 이뤘다. 지난해말 삼성전자가 선보인 보급형 MP3 플레이어인 옙 ‘YP-R0’은 터치버튼이 제품시장을 강타할 때 과감하게 터치버튼을 던져 버리고 일반버튼으로 교체한 사례다.

무조건 터치를 고수하기 보다는 다른 것을 주목했다. 사용자들의 사용빈도가 적은 기능을 대폭 줄여 가격대를 낮춤으로써 소비자들의 구매희망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 제품의 성공키워드는 단순함이었다. 기능만 많으면 사용자들을 파고들 수 있을 것이란 공식에서 벗어남으로서 차별화를 이룬 제품이라 하겠다. LG전자가 최근 선보인 초박형 노트북PC 엑스노트 ‘X300’도 사용성이 강조됐다. 간단한 검색 하나를 하기 위해 PC가 부팅될 때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줄 수 있는 ‘스마트 온(Smart ON)’기능이 눈에 띈다. 색다른 경험이란 평가다.

엑스노트 X300은 고객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인사이트 정책을 기반으로 세상에 나왔다. 윈도OS를 부팅시키지 않고도 웹 검색, 음악감상, 채팅은 물론 메일과 오피스 문서작성까지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 시장도 변화의 한가운데 섰다. UX 변화가 숨가쁘게 진행중이다. 파인디지털의 3차원(D) 내비게이션 ‘스타일 3D’는 운행 중 운전자에게 필요할 만한 주변지역검색 정보를 디스플레이 우측 상단에 자동으로 표시해준다. 이는 다른 제품들이 일일이 터치버튼을 눌러야만 가능했던 조작을 사용자가 움직이지 않더라도 표시할 수 있도록 해 높은 점수를 이끌어냈다.

저장장치 시장에도 사용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데이터를 담으면 끝나는게 아니라 얼마나 쉽고 빠르게 저장할 수 있는지, 이후 관리는 얼마나 편한지가 승부처로 떠올랐다. 용량만 크면 오케이는 아닌 셈이다. 웨스턴디지털(WD) 외장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신제품 ‘마이패스포트 에센셜’의 경우 데이터 전송 상황을 즉각적으로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탑재 데이터 관리를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끌고 있다.

PC에 있는 파일량과 전송 상황은 물론이거니와 동영상이나 사진, 음악, 일반문서 등 파일의 종류 별로 그래프화되기 때문에 사용자가 데이터 공간을 알맞게 구성할 수 있다. WD코리아 관계자는 “백업된 파일이 이후 변화되거나 추가될 시 자동으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매번 수동으로 작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PMP)도 변화의 시대에 직면했다.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변화를 향한 다양한 전략이 쏟아진다. 무조건 튀는 것보다는 차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PMP시장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코원은 멀티미디어 디바이스 ‘V5 HD’를 통해 UI를 승부수로 뽑아들었다.

이 제품은 사용자가 제품에 흥미를 갖도록 퍼즐 방식의 UI를 채택했다는 게 이색적이다. 자유자재로 아이콘을 드래그해 원하는 위치로 이동할 수 있으므로 이용패턴에 맞춘 최적화된 메뉴 구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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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기는 이제 생활의 필수가 됐다. 멋진 생활은 복잡해서는 안된다. 간편하고 편리해야 한다. 그리고 색다른 경험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디지털 기기 시장 변화는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