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PC환경·유통 바꾼다

일반입력 :2010/01/25 16:50    수정: 2010/01/25 18:52

이장혁 기자

아이폰 국내 판매량이 25만대를 넘어선 가운데 점차 아이폰을 PC 대용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이동이 많은 업무중에는 물론 퇴근 후 가정에서도 간단한 웹 서핑이나 이메일 등을 아이폰으로 이용할 수 있어 PC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PC전원을 끄다···간단한 메일체크 웹 서핑은 아이폰으로

회사원 이모씨는 이제 집에서 PC를 거의 켜지 않는다. 집에 온 후 간단한 이메일 체크와 인터넷은 최근 구입한 아이폰으로 쉽게 할 수 있기 때문.

아이폰 구입 전에는 집에 오자마자 PC전원을 켜기가 일수였지만 이제는 PC전원 버튼 대신에 아이폰에 있는 이메일 애플리케이션과 사파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다.

아이폰에 기본으로 들어있는 이메일을 설정해 회사 메일은 물론 G메일, 야후메일 등 다양한 메일을 설정해놓고 원하는 대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또 내장된 사파리 브라우저를 이용해서 네이버, 다음 등 대형 포털은 물론 원하는 웹 사이트를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단, 엑티브X 등 웹표준에 맞지 않는 기술이 접목된 사이트는 이용하기 어렵다. 거기에 인터넷 뱅킹도 아이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하지 않고서는 이용할 수 없다.

또한 좋은 사양이 필요한 웹 디자인 작업이나 문서 작업, 그리고 온라인게임 등은 여전히 PC를 벗어날 수 없지만 간단한 작업들은 아이폰으로도 가능하다. 또 폰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그자리에서 직접 편집해서 블로그나 트위터 등에 바로 올릴 수 있는 기능은 PC보다 더 편리한 경험을 제공한다.

한 아이폰 사용자는 얼마 전 자주하던 온라인게임을 접은 후로는 집에서 PC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며 아이폰으로 간단한 작업을 할 수 있어서 PC에 들일 시간은 물론 비용도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이폰 열기에 중고시장 '맥북 품절사태'

최근 용산전자상가에 입점해있는 중고노트북 매장에 애플 맥북이 '씨'가 말랐다. 아이폰 출시 전에는 한 달에 몇 건 이상 애플 맥북 중고 제품이 유통됐지만 이제는 단 한 건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

중고노트북매장을 운영하는 맹운열 과장은 아이폰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애플 맥북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며 아이폰을 이용하는데 윈도 노트북보다 애플 맥북이 더 좋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중고노트북 시장에서 맥북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용산의 분위기를 전했다.

물론 애플 맥북 수요가 낮은 점은 타 윈도노트북에 비해 높은 제품 가격과 낮은 인지도도 한 몫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에 들여오는 애플 맥북 공급이 적은 점도 중고 맥북 유통시장이 어려운 이유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이폰이 애플 맥북 등 관련 제품의 판매 상승에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거기에 작년 PC시장의 견인차 역할 담당하던 넷북 시장을 일정부분 아이폰이 대체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즉, 아이폰이 국내 노트북시장 구조를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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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국내 넷북 시장은 시들해진 상황. 넷북보다 좋은 기능으로 무장한 울트라씬 제품이 이미 작년 넷북 가격대로 하락했고 또 아이폰 등 스마트폰 사양이 과거에 비해 월등히 좋아지면서 기존 넷북으로 이용하던 웹 서핑이나 동영상 감상, 이메일 등을 문제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는 아이폰 출시 이후 맥북 인기가 오른 것은 분명하다. 일반 윈도노트북보다 싱크가 잘 된되고 좀 더 쓰기 편한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애플 맥북을 찾고 있다며 아이폰은 스마트폰 활성화를 넘어서 넷북 시장을 잡아먹을 수 있는 핵심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