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장애아동이 보다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청능 훈련을 할 수 있는 기능성게임이 국내서 개발돼 화제다.
서울디지털대학교와 기능성게임사 LPKS가 공동으로 개발한 ‘소리를 먹는 나무’가 곧 청각 장애아동을 만나게 된다. 이달 최종 음성 작업을 마치면 서울삼성학교에서 교재로 채택되는 것. 국내서 기능성 게임이 실제 장애아동을 위한 교육단체의 교재로 사용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해당 게임 개발을 주도한 이춘호 교수는 게임 개발을 위해 1년여 동안 청각 장애 관련 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청각 장애인들과 함께한 것 것으로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35데시벨 이상의 음을 인지할 수 있는 등급인 경도창각장애 아동들은 언어 학습을 시작하는 40개월 전후에 효율적인 청능 훈련을 받으면 일반인에 가까운 언어 구사 능력을 가질 수 다고 해요. ‘소리를 먹는 나무’를 개발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국내 청각장애 인구는 공식적으로 약 20만명 가량이다. 비공식적으로는 3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교수는 청각 장애 아동의 경우 전문 인력 및 공간 부족으로 이들 아동들에 대한 제대로 된 청능 훈련이 이뤄지지 않아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나와 있는 청음 프로그램은 매우 지루해 아이들이 잘 듣지 않으려고 합니다. 게다가 보조교사만 아이 한 명 당 두 명이나 붙어야 돼서 여간한 부잣집 아니고서는 꾸준히 치료를 받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죠.”
‘소리를 먹는 나무’는 이러한 40개월 전후 청각 장애 아동들이 보다 저렴하고 편리하게 청음 훈련을 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 교수는 청각장애 아동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최대한 주지 않도록 마치 동화책을 읽어주듯 스토리텔링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소리를 먹는 나무는 작은 씨앗이 나무가 되는 과정을 넷으로 나누고 그 속에 효과적으로 청능 훈련의 기초 4단계를 접목시켰습니다. 청각장애 아동은 이를 마치 동화책을 읽거나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을 한다는 기분으로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게임을 완성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특히 4천만원 가량의 개발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 교수가 사재를 털기도 했다. 개발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보건복지가족부와 각종 장애인 관련 기관에 문을 두드렸지만 다들 게임이라는 이유로 소관이 아니라며 거절하더군요.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장애인 프로그램 쯤으로 보고요. 아직까지 기능성게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결국 ‘소리를 먹는 나무’는 4단계까지만 완성된 채 개발이 마무리됐다. 문장이나 단어를 인식하는 5단계는 수천만원의 개발비가 추가로 소요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발에 필요한 신호, 높낮이, 음색 정보가 포함된 음성 데이터베이스 역시 국내는 전무한 상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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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와 공동개발을 맡은 LPKS는 ‘소리를 먹는 나무’를 최대한 많은 청각 장애인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무료로 내놓을 계획이다. 아울러 더 많은 청각장애 관련 교육기관에서 교재로 사용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최근 게임에 대한 긍정적 요소를 강조하기 위해 각종 기능성 게임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교수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을 위한 게임이야 말로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 효과는 물론 한국 기능성게임이 나아가야 할 한 방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