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호스트요? 제가 스튜어디스를 그만두고 지금까지 쇼호스트를 해오면서 한번도 후회한적은 없었어요. 그만큼 제 천직이라고 할까요?
롯데홈쇼핑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수현 쇼호스트를 회사 근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내년이면 만 10년차 쇼호스트로 인생의 대부분을 쇼호스트에 건 그녀. 솔직담백한 김수현 쇼호스트의 일상으로 들어가봤다.
김수현 쇼호스트는 처음부터 쇼호스트를 꿈꾼 것은 아니라고 한다. 선망의 대상이됐던 대한한공 스튜어디스 생활을 한 지 2년째 되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게 되었다는데.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막연히 동경만 했던 스튜디어스 생활이 왠지 나와는 잘 맞지 않는거 같아.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고민을 하던 찰나 우연히 홈쇼핑 방송을 보게된 김수현 쇼호스트는 머리에 돌을 맞은 것처럼 '띵'한 느낌을 받았다고 그날의 감정을 전해줬다.
정말 무엇인가에 머리를 얻어맞은 느낌이었어요. 왠지 이게 내가 할일이 될 것이라는 확신과 기대감. 결국 전 그 길로 쇼호스트가 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렸던거 같아요.
고향이 부산이었던 김수현 쇼호스트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언어였다. 철저하게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지금의 목소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쇼호스트 전문과정 그런건 없었어요. 전 우선 KBS방송 아카데미를 6개월동안 정말 열심히 다녔어요. 교육중에 스터디를 구성해서 각종 방송 모니터링 및 스터디를 꾸준히 했죠.
그에게 쇼호스트는 곧 현실이 되어 다가왔다. 다행인지 아카데미를 졸업하는 시점과 맞물려 신규 홈쇼핑 채널이 오픈하게 된 것. 김수현 쇼호스트는 3개 신규 홈쇼핑 업체 중 당시 우리홈쇼핑과 현대홈쇼핑에 합격을 하게됐다.
둘 중 어디를 갈까 하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당시에는 아무래도 현대홈쇼핑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졌어요. 결국 현대홈쇼핑을 통해 쇼호스트를 처음으로 경험하게 된거죠.
김수현 쇼호스트는 내년이면 9년차 중견 쇼호스트가 된다. 이중 처음 2년의 시간을 현대홈쇼핑과 함께 보냈다.
솔직히 처음 현대홈쇼핑에 몸담았던 2년이라는 시간이 마냥 좋았다고만은 할 수 없었어요. 신입에 방송경험도 없다보니 실수도 잦았고 또 그러면서 자신감도 잃고 많이 힘들었던 때였어요.
처음 쇼호스트라는 직업을 가지고 생활한 지 2년의 기간은 그를 많이 힘들게 했던 순간이라고 김수현 쇼호스트는 잠시 그때를 회상했다. 지금에 와서는 그 시간이 소중했던 시간이었다고 운을 땠다. 그때는 정말 힘들기도 했고 쇼호스트를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그녀를 감싸기도 했었다.
마지막이야 라고 생각한 후 우리홈쇼핑에 다시 재도전을 했어요. 다행히 이때는 마음가짐부터 초심으로 돌아가 정말 모든것을 걸고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그 이후로 지금 이 순간까지 온거죠.
사실 쇼호스트 업계에서 여자를 메인으로 생활가전분야를 맡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고 전했다. 보통은 남자 쇼호스트와 더블 진행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김수현 쇼호스트는 냉장고 등 대형가전도 메인으로 혼자 진행하는 것은 기본이다.
조금 창피한 일이지만 제가 방송에서보면 체격이 좀 있게 나와요. 그래서인지 대형 냉장고나 가전옆에 있더라도 왜소하지 않게 나오거든요. 그래서 방송국 담당자가 '너 가전 해봐라'고 시켰죠. 처음 시작은 그렇게 시작했어요. 좀 우습죠?
실제로 만나본 김수현 쇼호스트는 홈쇼핑 방송에서 보이는 것처럼 체격이 크지 않았다. 오히려 일반인보다 얼굴이나 체격이 상대적으로 작아보이기까지 했다.
좀 속상한 부분도 있지만 그런것도 제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가전담당 쇼호스트로서 더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홈쇼핑 방송의 경우 대본없이 즉석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상품에 대한 공부는 철저하게 해야한다고 한다. 특히 상품의 장점을 나열해서 말해주기 보다는 한 두가지의 특징을 부각해서 설명해주는게 소비자들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보통 일주일 정도 방송될 제품에 대해 공부를 해요. 직접 제품을 써보기도하고 혹은 사용해본 사람들의 리뷰나 기타 코멘트를 빠짐없이 살펴봅니다. 몇 년에 걸쳐 대형가전이나 기타 생활가전을 하다보니 이제는 어느정도 지식도 늘고 방송하기에 어려움이 없어진것 같아요.
김수현 쇼호스트는 대형가전 이외에도 보험이나 언더웨어쪽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 언더웨어 상품을 방송할때는 얼마나 땀을 뺏는지 모른다고.
사실 전 노출이 없는 옷을 주로 입는데 언데웨어 방송이다보니 진행자나 기타 업체관계자들이 가끔 요구를 하기도 해요. 한번은 변정숙씨가 자기 브랜드 언더웨어 방송을 하기전에 제 옷을 쭈욱 내리기도 하면서 좀 벗으라고 한 적도 있었다니까요. 옷차림이 참 신경쓰이기도 했는데 또 방송이 시작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방송에 몰두하게 되버리고 옷차림 같은 건 전혀 신경이 안쓰이게 되요.
판매하는 상품을 이해하고 또 그 상품에 맞는 스타일과 방송 멘트 등 모든 것이 상품판매에 직접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방송이 시작되면 항상 긴장감이 최고조로 달아오르면서 일종의 성취감을 느낀다고 김수현 쇼호스트는 말했다.
사실 쇼호스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정말 최선을 다해서 방송을 한적이 있는데 매출이 별로 좋지 않았어요. 설상가상으로 그 업체가 부도가 난거에요. 너무 죄송하기도 하고 마음도 아프고 좀 힘들었던 때도 있었어요.
생방송을 진행되다보니 주문콜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방송이 진행된다. 주문콜이 많이 들어올때도 있지만 생각보다 콜이 적을땐 좀 속상한 생각도 들었다고. 그러나 김수현 쇼호스트는 자신의 인생을 쇼호스트에 걸었다. 심지어 좀 더 나은 쇼호스트 활동을 위해 자신의 이름까지 바꿀 정도로 열정적이다.
원래 경희라는 이름이었는데 수현이란 이름이 더 좋을 거 같다고 해서 몇년 전 개명을 했어요. 그래서인지 그 뒤로 일이 더 잘풀리는 것 같기도 하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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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쇼호스트는 쇼호스트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려는 생각을 항상 가슴속에 품고 있다. 직접 현장에 서지 못하더라도 대학의 강단에 서거나 혹은 자신이 쇼호스트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로 마음을 먹었단다.
쇼호스트가 제 천직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진실같다고 생각해요. 물론 시간이 더 지나고 제가 쇼호스트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할때가 분명히 오겠죠. 그런때가 오면 제가 또 하고싶은 일이 있는데 바로 강단에 서는 거에요. 제가 그동안 쇼호스트로서 경험했던 모든 것을 후배들에게 잘 알려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