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2+배틀넷2’ 내년 초 출격

일반입력 :2009/11/09 17:15    수정: 2009/11/09 21:33

김태정 기자

내년 상반기 스타크래프트2와 함께 출격할 차세대 ‘배틀넷’이 모습을 드러냈다. 새로운 게임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는 블리자드의 야심이 당차다.

배틀넷이란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자사 게임의 온라인 플레이를 위해 마련한 대전 공간이다. 지난 2003년 이후 스타크래프트2를 기다리느라 차기작이 없었다.

■실력 등급 나눠 플레이

블리자드는 9일 서울 삼성동 파크하얏트서 간담회를 열고 ‘배틀넷2’를 전격 공개했다. 이용자 간 경쟁체제를 특히 강화한 모습이다.

발표자로 나선 블리자드의 그렉 카네사 배틀넷 제작 총괄책임은 “1천만명이 넘는 배틀넷 이용자들이 새로운 게임 환경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배틀넷2는 이용자들을 그 실력 수준에 맞춰 리그마다 배치한다. 초보부터 프로 등급까지 7개의 리그가 존재, 이용자 승부욕을 자극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리그에서도 100명 단위로 순위가 매겨지며, 토너먼트를 거쳐 성적을 인정받아야 높은 무대에 올라설 수 있다.

카네사 책임은 “실력이 비슷한 상대를 쉽게 찾아 겨룰 수 있게 했다”며 “더 높은 리그 진입을 위한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직접 지도 만들어 거래

이용자가 직접 제작한 지도나 시나리오 등을 거래할 수 있는 장터도 열린다. 애플의 온라인 애플리케이션 장터 ‘앱스토어’의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이 장터에서는 다른 이용자가 만든 지도와 시나리오를 검색, 평점과 의견을 달 수 있다. 고급 콘텐츠로 평가될수록 가격이 올라가며, 판매 수익은 블리자드와 나눈다.

다만, 구체적인 결제 시스템이나 수익 배분에 관한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본격 도입도 배틀넷2가 안착한 이후 정도라고만 설명됐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블리자드가 이용자의 지도 제작 편의를 크게 올렸다는 것이다. 장터를 열겠다는 사실 자체가 이를 방증한다. ‘스타크래프트2 지도 편집기’라는 용어도 나왔다.

카네사 책임은 “배틀넷2의 지도 제작 기능은 기존 워크래프트3보다 훨씬 강력하다”며 “게임 시장에서 지도 판매가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적 따라 입는 옷 천차만별

RPG 게임에서 보였던 임무 수행 시스템도 눈에 띈다. 게임 내에서 특정 임무를 수행하면 새로운 아바타나 문양 등을 가질 수 있다. 더 높은 단계의 임무를 수행할수록 떨어지는 열매가 값진 것.

이렇게 구한 아바타는 배틀넷2에서 자신의 캐릭터로 사용할 수 있고, 문양은 게임에 적용된다.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2 건물인 넥서스나 게이트웨이에 자신이 구한 문양을 적용할 수 있다. 상대방의 문양이 자신의 것보다 수준이 떨어진다면 새로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네사 책임은 “문양과 아바타를 통해 이용자들이 자부심을 표현하게 했다”며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랜플레이 없애고 커뮤니티 강화

IPX, UPD 등 이른바 '랜 플레이' 기능은 모두 삭제됐다. 친구들끼리 PC방에 가도 배틀넷에 접속해야만 스타크래프트2를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배틀넷 이용률을 높이려는 블리자드의 전략으로 보인다.

카네사 책임은 “배틀넷을 통하지 않은 멀티 플레이는 불가능하도록 만들었다”며 “기능은 물론 편의성에 있어서도 랜 플레이 이상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커뮤니티 부분에서는 스타크래프트2는 물론 워크래프트와 앞으로 나올 디아블로3 이용자들과도 채팅이 가능하도록 제작했다. 궁극적인 배틀넷 통합이라는 블리자드 전략이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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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메신저처럼 친구들의 접속 상황 및 자리 비움 여부를 확인하고, 인스턴트 메시지와 음성대화를 전달할 수 있다.

한편, 블리자드는 기존 배틀넷 이용자 수를 올해 1월 기준 1천200만명으로 집계했다. 배틀넷2가 스타크래프트2와 함께 성공기 2막을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