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너무 싸다"…하한제 필요

일반입력 :2009/10/12 18:56

이설영 기자

케이블TV 산업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저가 수신료' 구조를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열린 '미디어 산업 재편에 따른 케이블 산업의 현황과 전망' 세미나에서 발제자 및 토론자들은 케이블TV 시장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저가수신료' 구조를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으며 이를 위해 '수신료 하한제도' 등의 제도가 제시됐다.

발제자로 나선 최성진 산업대학교 교수는 현재 케이블TV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부의 가격규제 정책과 그에 따라 저가 수신료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전향적으로 수신료 가격규제 정책을 철폐 또는 완화하거나, 수신료 하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신료 하한제는 일정 수준 이상으로 수신료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하는 정책이다. 현재 케이블TV 이용료는 과도하게 저가로 형성돼 있어 수신료 수익의 시장 구조를 만들지 못한다는 기형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케이블TV의 매출액은 2001년 5천479억원에서 2007년 2억1천358억원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그러나 수신료 수익은 9천980억원에 불과하고 월평균 수신료는 가입자당 6천~7천원 수준으로 해외 주요국 대비 8~9배까지 낮은 실정이다.

저가수신료 중심의 시장형성은 결국 '고품질 프로그램 제작→월평균수신료 증가→제작비 투자규모 증가→고품질 프로그램 생산'의 선순환 고리를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성진 교수는 케이블TV는 정부가 이용약관 승인을 통해 가격규제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를 케이블TV사업자들이 악용할 경우 질 낮은 프로그램 채널을 묶어 저가로 제공해 결국 소비자 후생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이어 전체 매출에서 PP에게 지급되는 프로그램 사용료의 비율을 확대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 중심으로 수신료 배분비율의 합리적 조정을 위한 '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시장상황이 반영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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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준호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도 저가수신료 구조로 인해 홈쇼핑 송출 수수료 및 초고속인터넷 등 통신 관련 수익이 주요 수익원으로 구성하고 있는 독특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홈쇼핑 수수료가 전체 영업이익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콘텐츠 개발 의지가 상쇄된다고 지적했다.

성기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은 가장 문제는 유료방송시장의 저가구조 고착화라고 지적한 뒤 자유 시장 경쟁에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수신료 하한제 도입을 한시적으로라도 도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