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구직경쟁률 최악 6:1 ‘악몽’

일반입력 :2009/09/28 10:19    수정: 2009/09/28 10:27

김태정 기자

미국의 경제회복 훈풍이 취업 전선에는 닿지 않고 있다. 어느 때 보다 치열한 생존경쟁이 한창이다.

뉴욕타임스는 미 노동부 통계를 인용, 7월 이후 미국 내 신규 일자리 수는 240만개, 공식 집계 실업자가 1천450만명에 달한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직경쟁률이 6대 1일 넘어선 것. 이는 수치가 집계된 이래 최악의 기록이다.

신문에 따르면 미 기업들은 경기회복 조짐에 따라 해고 칼바람은 줄이고 있지만, 채용까지는 ‘오버액션’으로 보고 있다. 수개월 뒤 경영상황을 낙관할 수 없기 때문. 채용업체들은 기업들이 임시직 영입도 꺼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IT 업계에서는 시스코가 대표적이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사업확대를 계획 중이지만 신규채용에는 냉담하다. 채용을 늘리기보다는 기존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을 보장하며 크겠다는 것.

최근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야후 등도 구직자들이 희망을 걸 상황은 아니다.

미국은 지난 2001년 경기침체 때 구직자 수가 신규 일자리 수의 2배를 약간 넘는 수준까지 치솟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쟁률 6:1로 차원을 달리하고 있다.

지난 연말 이후 일자리는 제조업에서만 47%가 줄었고, 건설 37%, 소매 22% 추락하는 등 전 업종이 구직자를 외면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는 수년간 주택시장 등에서 과도한 차입으로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소비자가 이끌어왔고 이는 금융 위기로 이어졌다. 이제 소비 자금은 씨가 말랐고 수입은 저축으로 몰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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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슬론 경영대학원 토머스 코챈 교수는 “고용주들은 경제가 진짜 성장하고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 채용을 크게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일자리 부족 사태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의료보험 개혁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개혁에 따른 재정문제를 우려하는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거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