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인텔'이 앞으로는 강력한 마켓중심의 드라이브를 펼칠 것임을 선언했다.
인텔의 오텔리니 최고경영책임자(CEO)는 14일(현지시간) 엔지니어링보다 마케팅을 우선시하는 시장중심 전략을 반영하는 조직재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인텔은 이날 공식 발표를 통해 모든 칩관련 핵심 비즈니스 및 생산부문을 션 멀로니와 대디 펄머터가 공동관리하는 인텔아키텍처그룹(IAG)에 두며, 앤디 브라이언트가 기술생산그룹(TMG)을 맡도록 하는 내용의 조직혁신을 선언했다.
최소한 6명이상의 임원이 자리를 옮긴 이번 인사개편에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인물은 세일즈마케팅 부사장이었던 션 멀로니다. 또 한명의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인텔을 떠난 팻 겔싱어 최고기술책임자(CTO)다.
션 멀로니가 세일즈 마케팅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인 반면 팻 겔싱어CTO는 말그대로 인텔의 기술을 상징해 왔기 때문이다.
■ 션 멀로니-앤디 브라이언트의 강력한 마켓드라이브
이번 인사의 내용을 보면 앞으로 인텔이 강력한 마케팅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점을 역력히 읽을 수 있다.
멀로니는 이번 조직재편에 따라 IAG에서 비즈니스와 운영의 책임을 맡고, 펄머터는 IAG 안에서 제품개발과 아키텍처를 이끌게 된다.
IAG의 2인 운영체제는 인텔의 기술개발에서조차 이제는 세일즈마케팅의 입김이 불어 넣어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비록 공동관리체제라고는 하지만 오텔리니가 션 멀로니를 사실상 2인자 자리에 올려놓고 강력한 권한을 부여한 점이 단연 돋보인다.
멀로니는 조직개편에 따라 휘하에 6개 핵심 소그룹을 거느리면서 강력한 마케팅 드라이브를 펼칠 인텔의 실질적 2인자로서의 파워를 행사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 인사의 이변이 있다면 앤디 브라이언트 최고행정책임자(CAO) 겸 전무가 글로벌생산 및 조직에 관계된 기술생산그룹(TMG)의 총괄책임자로 새로 임명된 것이다.
재무통이었던 그를 TMG책임자로서 팹운영이라는 제조분야를 관할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인텔 안팎에서 팹은 '인텔 경쟁력의 원천이자 핵심'으로 여겨져 왔기에 그의 기용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인사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인텔은 이번 기용에 대해 그 동안 TMG는 밥 베이커와 빌 홀트, 브라이언 크르자니크가 운영해 왔으며 이번에 브라이언트가 새로 총괄하는 외에 다른 변화는 없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베이커는 그동안 맡았던 인텔의 낸드플래시메모리 비즈니스를 계속 맡는다.
CAO인 브라이언트가 TMG를 담당한 것은 글로벌생산기지화와 연계되는 모종의 투자관련 드라이브를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인텔은 특히 브라이언트가 오텔리니에게 지금보다도 더 비즈니스 전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 눈에 띄는 점은 팻 겔싱어와 함께 기술부문에 몸담았던 톰 킬로이를 세일즈&마케팅그룹(SMG)책임자로 내세운 점이다.
하지만 킬로이는 이전에 엔터프라이즈엔터프라이즈그룹(DEG)에서 엔터프라이즈급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공동관리해 온 경험을 가진 전형적인 엔지니어다.
그런 만큼 시장조사기관 인사이트64의 대표 브룩우드는 “그역시 팻 겔싱어의 뒤를 좇을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오텔리니의 구상과 지향점은
이번 인사는 적은 인원으로 집중적으로 일한다는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책임자(CEO) 구상의 결정판으로 읽힌다.
이 결정은 그의 심중에 있는 이제 기술력은 충분하니 마케팅으로 오랜 만에 시장점유율 80% 넘긴 인텔을 다시한번 확실한 주자로 만들자는 결심을 읽게 한다.
마케팅의 핵심은 결국 x86아키텍처를 아톰기반의 핸드세트에서 네할렘 기반의 수퍼컴퓨터는 물론 다양한 x86계열의 온칩장착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번 임원인사와 조직 재편에서 3개 분야의 임원들에게 힘을 실어준 데 대한 전문가의 반응은 오텔리니가 재도약의 디딤돌을 마련하고 스스로 더 그림에 집중하기 위해 나섰다는 평가다.
오텔리니가 후발 주자들이 더이상 범접하지 못하도록 인텔의 아성을 굳히기 위한 디딤돌을 마련한 첫 번째 조치를 취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결국 뛰어난 실적으로 차기 인텔CEO감으로 점쳐져 온 멀로니에게 인텔의 모든 핵심칩 관련 비즈니스를 맡겨 밀어주는 결정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멀티코어아키텍처를 밀고나간 추진력을 보여준 기술전문가 펄머터를 IAG에 포진시킨 것역시 멀로니에게 부족한 기술 분야의 능력을 보강하는 의미로 읽힌다.
펄머터와 함께 떠오르는 또다른 별은 데스크톱-노트북결합제품 그룹을 이끌고 있는 물리 이든이다.
■ 6개 소그룹의 면면을 보면...
멀로니가 이끄는 IAG 산하의 6개 그룹은 ▲PC클라이언트 그룹 ▲데이터센터 그룹 ▲비주얼 컴퓨팅그룹 ▲울트라모빌리티그룹 ▲임베디드&커뮤니케이션 그룹 ▲디지털홈그룹 등으로 구성된다.
인텔이 발표한 소그룹의 역할을 보면 우선 PC클라이언트 그룹은 인텔의 기존 모바일과 데스크톱 제품운영을 강화하게 된다.
이 그룹은 시장이 더욱더 모바일제품과의 결합을 요구하는 성향에 맞춰 수년간 확보해 온 인텔의 공통 빌딩블록을 이용하는 동시에 보안,운영성 같은 더큰 규모의 크로스플랫폼에 집중하게 된다.
데이터센터그룹은 서버,클라우드컴퓨팅,네트워킹 고성능 컴퓨팅에 집중하게 된다. 이 그룹은 커크 스카우젠이 맡는다.
비주얼 컴퓨팅그룹은 첨단비주얼제품에 집중하며 짐 존손이 맡는다. 울트라모빌리티그룹은 아낸드 챈드라세커가 계속해서 인텔의 아키텍처를 모바일 핸드헬드 디바이스로 확대하는 노력을 맡게 된다.
임베디드&커뮤니케이션 그룹역시 더그 데이비스가 계속해서 맡게 된다.
에릭킴의 휘하에 있는 디지털홈 그룹은 인텔칩을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시스템과 가전품에 응용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 떠나는 스타 임원들
인텔은 이와는 별도로 떠나는 임원으로 팩 겔싱어와 브루스 시웰이 회사를 떠나 다른 영업기회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인텔은 공식발표를 통해 그동안 최고기술책임자(CTO) 및 디지털엔터프라이즈그룹(DEG)을 맡았던 겔싱어가 인텔을 위해 해온 역할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떠나는 팻 겔싱어는 286,386,486clq 칩 개발에 참여하는 등 30년간 인텔의 칩개발에 기여해 왔으나 너무나 기술중심의 전략에 집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팻 겔싱어의 '기술중심 전략'이 오텔리니가 추구하는 '마케팅중심전략'과 어긋났었다는 점을 그의 이직 이유로 추정하기도 한다.
그동안 법률부문 등의 고문을 맡아왔던 브루스 시웰의 이직은 어느 정도 예고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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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웰의 카운슬링팀은 어쨌든 지난 5월 유럽연합(EU)으로부터 반독점 위반 혐의로 10억6000만유로(약 1조8000억원)라는 사상 초유의 벌금 폭탄을 막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후임에는 임시로 부고문(Defuty General Counseler)인 수잔 밀러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