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성장을 위한 옥토(沃土)가 없다”
스마트폰 돌풍을 등에 업고 모바일웹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지만 국내의 경우 모바일웹은 아직까지 미완의 대기일 뿐이다. 마니아들은 잡았지만 주류 시장까지는 파고들지 못하는 양상이다.
우선 모바일웹을 주도할 수 있는 하드웨어 기반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통신 요금제나 콘텐츠가 뒤를 받쳐주지 않아 힘을 낼 수 있는 생태계는 형성되지 못했다는 지적들도 있다.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1%(사용자 40만명) 정도. 때문에 스마트폰에 특화된 모바일웹이 의미있는 사용자층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모바일웹은 스마트폰외에 다른 하드웨어들도 파고들고 있다. 모바일웹이 가능한 MID(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를 비롯해 전자책리더, 내비게이션, 인터넷이 지원되는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와 MP3 플레이어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와 모바일웹간 결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모바일웹에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중 하나다. 스마트폰외에 내비게이션, PMP 등 다양한 하드웨어 플랫폼을 겨냥한 모바일 웹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다음 모바일 TFT 윤정묵 과장은 상반기엔 삼성, 아이리버, 팅크웨어에 모바일 브라우저 서비스를 제공했다라며 앞으로도 스마트폰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휴대용 디바이스 모두 적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하드웨어 한계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금의 하드웨어들만으로는 모바일웹에 바람을 불어넣는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국내서도 아이폰처럼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킬러 하드웨어가 나와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전종홍 연구원은 포털사이트가 모바일웹에 관심을 가진 것은 고무적이나 단말기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쉽사리 불이 붙지 않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아이폰과 같은 시장 파괴적인 제품이 나와야 모바일웹 시장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인데 이 같은 제품들은 이동통신사와의 시장이해관계에 따라 출시가 계속 늦춰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바일웹 확산을 위한 산업 생태계 자체가 튼튼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많다. 전종홍 연구원은 모바일웹이 지지부진한 것은 요금제-콘텐츠-단말기로 이어지는 삼위일체가 이뤄진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국내 모바일웹 시장은 해외와 비교해 4~5년정도 뒤떨어져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나마 LG텔레콤 ‘오즈(OZ)’를 모바일웹에서 성공 사례로 꼽을 수 있다면서 이는 각종 요금제와 오즈 전용 단말기가 제공됐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답보상태에도 불구하고 모바일웹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사용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많이 보급된 모바일웹 서비스는 모바일지도, 모바일검색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올 하반기 들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모바일웹을 통해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트위터나 미투데이같은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미투데이는 8월 기준으로 가입자가 40만명을 넘어섰다. 휴대폰에서 미투데이 서비스를 쓰는 사용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투데이와 같은 서비스의 경우 모바일웹에 특화된 파괴적인 하드웨어가 있다면 보다 빠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도 시도는 계속된다
모바일웹이 지지부진하다보니 수익모델까지 기대하는 것은 현재로선 시기상조다. 모바일 마케팅 전문회사인 언와이어드코리아 신석원 차장은 올해 상반기 모바일웹 시장은 기반 인프라라고 볼 수 있는 디바이스에 이슈가 집중된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모바일웹을 통한 마케팅 광고 수익은 올 상반기 사실상 제로(0)로, 모바일웹을 통한 수익창출은 먼 훗날 꺼낼 수 있는 이야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모바일 TFT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네티즌들이 모바일 웹에 크게 호응하는 이유 중 '광고가 없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광고 같지않은 모바일 광고’를 만들 필요가 있는 셈이다.
언와이어드코리아 신석원 차장은 “모바일 인프라 구축-기본 콘텐츠 공급-마케팅활동 점화-광고사업 활성화 순으로 열어갈 모바일 웹 시장에 성급하게 광고를 도입했다간 이전 문자메시지(SMS)와 같이 스팸메일의 전처를 밟을 수 있다”라며 “지금은 사용성과 접근성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연구가 수반되어야 할 단계로, 사용자의 부가적인 혜택을 논의할 시점에 모바일 검색이나 광고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렇다고 시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모바일웹을 향한 네이버,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포털 업체들의 행보엔 가속도가 붙는 형국이다. 시간이 문제일 뿐 결국 터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음 모바일 TFT 윤정묵 과장은 “모바일웹 사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현재는 이들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라며 “의미 있는 광고 위주로 전략컨셉을 새로 짜 향후 지역•위치광고와 같은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돌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모바일 TFT 박재범 차장이 소개한 모바일 웹의 차세대 수익모델은 다음 내부에서 모바일 지도의 꽃이라고 불리는 ‘로드뷰(Road View)’다. 이는 주행시작점과 도착지점을 지정하면 도로상황을 실제 주행장면 동영상을 통해 한번에 보여준다.
박차장은 “미리 촬영된 데이터에 접속, 실사주행장면을 실시간 재생을 통해 미리 보게 됨으로써 눈에 익숙해진 교통거점지역을 보며 운전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서비스는 TV팟 동영상 서비스를 모바일로도 제공할 수 있게 돼 가능해진다. 정확한 서비스 개시일은 내부에서 협의 중이며, 상당수 개발이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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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포털사이트처럼 보고 싶은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뉴스 홈페이지로 넘어가듯, 모바일에서도 이 같은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박 차장은 “6개 모바일 사이트 카테고리 중 110여 개의 매력 있는 사이트들과의 연동모델도 고려하고 있다”라며 “독립적인 모바일 웹사이트들을 이 같은 방식으로 홍보해주면 서로간의 윈-윈(Win-Win) 사업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