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녹색경영 관심은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실질적인 대응책 마련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대표 이재술)은 국내 10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을 통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 77.1%는 "저탄소 녹색성장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지난 1월 입법예고된 녹색성장기본법이 기업 활동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응답 기업의 65.7%는 ‘보통' 또는 '매우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상 분야로는 탄소배출권 거래제도(24.2%), 녹색기술 및 녹색산업지원(20.4%), 환경친화적 세제개편(19.4%) 등의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녹색성장기본법에 대한 대응책을 수립했거나 현재 수립 중인 기업은 전체의 36.1%였으며 법안 통과 후 대응책을 수립하겠다는 응답도 36.1%에 달해 기업들의 관심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전담팀을 보유하고 있거나 조직을 설립할 예정인 기업은 17.6%에 불과해 조직적인 대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환경경영정보시스템 또는 유사 IT 솔루션 구축여부에 대해서는 52.0%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및 보고 체계 구축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51.0% 가 계획이 없다고 응답, 실제적인 대응 수준 역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규제 대응 비용이 주로 발생할 분야에 대해서는 환경규제에 대한 인증(20.1%), 녹색기술 및 녹색산업의 육성(19.1%), 배출권 확보 및 거래온실가스 배출 통계 구축(16.7%) 등이 예상됐다.

향후 환경경영을 위해 가장 시급한 분야로는 약 30%가 환경경영전략 수립을 꼽았고, 환경경영정보 시스템 도입(19.4%), 녹색기술 및 녹색산업의 육성(15.0%) 등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자원, 화학 및 제지회사들이 녹색성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절대다수인 96%가 녹색성장기본법이 기업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90% 가량의 기업들은 녹색성장이 향후 상당한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도 보다 적극적이어서 녹색성장 및 환경경영에 대한 향후 대응계획이 수립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체의 91.8%가 이미 수립했거나 수립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금융, 서비스, 일반제조, 건설업 등은 녹색성장에 대한 이해도나 전략 수립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김세환 딜로이트안진 녹색경영센터장은 “최근 기업들의 녹색성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대기업과 에너지, 화학 분야를 중심으로 녹색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대응책이나 인프라 구축은 미흡한 만큼 향후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