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의 ‘네이버 무료백신’이 흥행 부진에 빠졌다. 전국적인 무료백신 열기와는 전혀 동떨어진 분위기.
3일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6월 네이버 무료백신 ‘PC그린’ 사용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만명 떨어진 280만명 정도로 나타났다. NHN의 무료백신 띄우기가 힘을 못 내고 있는 것.
같은 기간 이스트소프트 ‘알약’이 540만명 늘어난 1천700만명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안철수연구소도 지난해 12월 내놓은 무료백신 ‘V3라이트’ 사용자를 544만명 가량 끌어올렸다.
사실 PC그린이 처음 나온 지난해 1월, 이 같은 판세를 예측한 이는 적었다. 일 방문자 수 1천700만명을 지닌 네이버 파워가 여실히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보안업계가 알약은 제쳐두고 PC그린 막기에만 급급했던 이유다.
하지만 서비스가 2~3개월을 넘기면서 알약이 급속 성장한 반면, PC그린은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지난해 6월 알약이 사용자 1천만명을 넘길 때 PC그린은 300만명도 넘기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
당시 이스트소프트 측은 “알약이 PC그린을 크게 앞선 결과에 대해 회사 내부에서도 의아해 하는 분위기다”라고 밝혔었다.
보안 업계는 PC그린의 흥행 부진 요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는 시범 서비스 기간이 너무 길었다는 점이다. PC그린은 알약과 같이 지난해 1월 등장했지만 6월까지 시범 서비스였다. 안랩의 엔진 제공이 돌연 취소되는 등 보안업계와의 조율이 길어졌기 때문.
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은 ‘PC그린 사용은 아직 이르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초반 주도권이 알약에 넘어갔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시범 서비스 기간 있었던 오진 사고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해 2월 PC그린은 네이버 일부 웹페이지를 악성코드로 진단하는 오작동을 일으켰다. PC그린에 탑재된 러시아 엔진 ‘카스퍼스키랩’이 벌인 문제였다.
당시 이 사건은 언론에 꾸준히 올랐고 각종 악성코드 연구 모임에서도 화제가 됐다. PC그린을 눈엣 가시로 본 유료백신 진영이 마케팅에 써먹기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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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안랩도 방향을 선회, 성능을 강화한 무료백신을 본격적으로 풀면서 PC그린 입지는 더 좁아졌다.
이에 대해 NHN 관계자는 “PC그린은 네이버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내놓은 서비스”라며 “치열한 백신업계 경쟁에 뛰어들어 사용자 수 늘리기에 급급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