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삼성 프린터 물량공세" 직격탄

일반입력 :2009/07/02 17:39

류준영 기자

성장위주전략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국내 프린터 시장을 놓고 한국HP와 삼성전자가 샅바싸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HP가 삼성의 물량공세에 직격탄을 날려 주목된다.

1일 프린터 소모품에 대한 정품 혜택을 알리는 캠페인 행사에서 만난 한국HP 이미징프린팅그룹(IPG) 김성희 이사는 “영업이익에 대한 고려 없이 외적 성장에 열 올린 삼성의 프린팅 사업은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성희 이사는 삼성의 프린터 사업은 물량공세에 기반한 것이라고 활시위를 겨눴다.

그는 “삼성은 프린팅 시장 초기 진입시 공격적인 가격대로 하드웨어를 공급, 시장확대란 일차적 성공을 거뒀으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은 그만큼 크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는 2차 애프터 마켓 시장을 놓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은 당초 물량공세에 따른 비용을 토너와 같은 소모품 판매로 만회한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 경기침체와 함께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비정품 시장으로 몰렸다.

이는 삼성의 전략에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게 HP의 추측이다. 이와 함께 정비돼 있지 않은 소모품 유통망도 허점으로 지적됐다.

김성희 이사는 “올해 1월 삼성 사장단의 교체가 프린팅 사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당초 예상했으며, 현 최치훈 사장(삼성 디지털프린팅사업부장) 체제에선 이전과 같은 외형 성장에만 치우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삼성에선 ‘프린팅 사업 전략 재검토’에 조짐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김 이사는 한국HP는 삼성과 입장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HP 프린터 사용자의 78% 정도가 정품을 쓰고 있어 수익기반이 탄탄하다는 것. HP가 프린터 경쟁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김 이사의 주장은 계속 이어졌다.

프린팅 전담 부서인 한국HP IPG(대표 조태원 부사장)는 스티븐 길 대표체제아래서도 인원감축이나 운영전략 등에 큰 변화 없이 기존 방식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아시아지역에서 비교적 고른 성장세를 이끌어낸 탓에 현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한국HP는 또 올 상반기 처음 선보인 개인 및 10인 이하 중소기업(SMB) 시장을 겨냥한 신규 서브 브랜드(잉크젯 어드밴티지)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보고 이르면 10월께 기업시장을 파고들 새로운 서브 브랜드도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HP IPG 마케팅팀 이승연 대리는 “올해 처음 선보인 HP 데스크젯 잉크 어드밴티지 브랜드는 출시 이후 현재까지 총 300% 성장을 이뤘다”며 “이는 매월 125%정도 성장한 수치”라고 밝혔다.

최근 복합기로 트렌드가 넘어가는 하드웨어 시장서 인터넷이 되는 최초의 복합기 등 각종 신기술을 탑재한 제품들의 선방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게다가 HP는 친환경 기업이미지도 마케팅에 적극 동원할 계획이다.

김이사는 “HP는 토너 카트리지 회수 비용을 마케팅 비용에 사전 책정해 놓는다. HP 입장에선 마진이 줄게 되고 금액으로 따지면 큰 규모나 환경에 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국HP는 토너 카트리지를 회수할 때 지급되는 OK캐시백 포인트를 늘려 잡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김 이사는 “만일 종전에 3천 포인트를 줬다면 앞으로 최대 6천 포인트까지 줄 수 있는 인상폭을 협의 중”이라며 “이를 통해 토너 수급을 담당하는 전문판매점이나 문구점 등 소매상들에게 혜택을 주게 될 것이며, 절반도 미치지 않는 현 헌 토너 수급에도 탄력을 줄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삼성과의 경쟁으로 인해 시장의 규모도 함께 커가야 하는 데 현재 전체시장은 오히려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성수기로 접어든 프린팅 시장서 야기될 수 있는 돌발 변수 즉, 가격경쟁으로 치닫지는 않을까라는 우려로 해석된다. 환율 문제로 소모품 비용을 인상한 바 있는 HP 입장에선 가장 큰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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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올해 1분기 전체 출력장비(잉크젯/레이저 프린터 복합기 포함)시장 규모는 판매대수 기준 63만 여대로 나타났으며, 이중 HP는 35%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HP는 지난 1분기 잉크젯 프린터 시장점유율 67%, 잉크젯 복합기 40%를 달성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레이저프린터 복합기 시장서 HP를 간발의 차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에선 삼성은 모노레이저 프린터(59.0%), 모노레이저 복합기(48.3%), 컬러레이저 프린터(69.2%), 컬러레이저 복합기(90.9%) 등 A4 레이저 제품군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다.